혁신모빌리티 앞세워… 택시·국토부 ‘더블 압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왜 내가 찾을 땐 없지… 20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 한 택시회사에 택시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신창섭 기자

서울시 택시대란 해소 방책

국토부에 법인리스제 건의 불구
규제샌드박스 등 협의 지지부진
월급제 개정 요청도 관철 안 돼

市,심야버스운행 자체확대 더해
장기 미운행 개인 면허정지 처분


서울시가 우버, 타다 등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 가능성에 대한 군불을 때는 것은 공유 모빌리티 도입에 대한 시민들의 강한 열망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심야 택시 대란을 겪으면서 시민들의 불편에 아랑곳하지 않는 기존 택시업계와 택시업계 눈치를 보며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전격적으로 도입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커질 대로 커졌고 그 대안으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에 대한 니즈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책 도입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토교통부뿐 아니라 기존 택시업계에 대한 압박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우버, 타다 관련 서비스 도입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을 열어 놓고 정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유사한 서비스가 국내에서 운영 중이기 때문에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은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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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시가 국토부에 제안한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이나 전액관리제 개정 등 택시 대란 해결 대책은 대부분 결론이 나지 않고 표류 중이다. 시는 지난 5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택시 리스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해왔다. 택시 리스제란 법인택시회사가 법인에 소속되지 않은 기사들에게 법인택시 면허와 차량을 대여해 주고 일정 금액의 리스비(임대료)를 받는 제도다. 전액관리제 도입으로 수입이 줄어든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떠난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시는 이달 초 국토부에 전액관리제 개정도 건의했지만 국토부에서는 아직 검토에도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는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심야버스 운행 확대 외에도 택시 대란의 최종 해결책으로 우버, 타다 등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까지도 검토하고 국토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에 제안한 정책들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최후의 방법으로 우버나 타다 도입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우선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업계, 시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국토부에 최종 건의할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외에도 장기 미운행 개인택시에 대해선 사업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도 강화하면서 택시 업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우버와 타다는 택시업계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금지법이 발효되면서 퇴출당했다. 우버는 2014년 불법 콜택시로 규정됐고, 타다는 2020년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모빌리티 업계와 전문가들은 택시 대란 해소를 위해서는 기존의 택시 제도 밖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선 우버가 택시 보완재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택시 업계 반발이 컸지만 결국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택시의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필요하다”면서 “우버가 한국에서 퇴출당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일자리와 경쟁을 통한 택시 서비스 질 향상 등도 가져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