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준비도 대처도 총체적 부실외교”

“거짓해명, 외교참사보다 나빠”
與는 “대통령 외교 응원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도중 ‘비속어’ 발언과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23일 여야가 또다시 충돌하며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야당이 윤 대통령의 사과와 대통령실 외교·홍보라인의 전면 교체를 촉구하며 집중포화에 나서자 여당은 엄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경질과 윤 대통령의 국제적,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외교는 국가의 생존에 관한 문제,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하는데 (이를) 왜 이렇게 부실하게 하느냐”며 “준비도 부실, 대응도 부실, 사후대처도 매우 부실한데 국민의 생명을 놓고 하는 외교전쟁에서 최소한의 진정성, 진지함을 유지하길 다시 한 번 권고드린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의 ‘이 XX들’ 발언이 민주당을 향한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거짓말은 외교참사보다 더 나쁜, 용납이 안 되는 일로 169명 민주당에 화살을 돌리는 저급한 발상은 낯 뜨거워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국민의 대표 기관인 민주당 169명 의원들이 정녕 ‘XX들’이냐, 외교 참사와 망신을 자초한 것에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지 말라며 두둔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국회 승인에 대한 우려를 사적인 혼잣말로 지나가면서 한 것인데 이를 키우는 게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지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며 “외국에 나가서 우리 정상외교에 강행군을 벌이는 대통령에게 그렇게 스토킹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국가 원수의 지위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해서 하는 활동으로 각 정당이나 개인이 볼 때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회의 직후에도 “(윤 대통령의 ‘이XX들’이) 우리 야당을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은지·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