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정보계장 빈소 조문한 서울청장, 유족은 “살려내라” 고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핼러윈 안전사고 우려에 관한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이 제기된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계장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들이 그의 자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2일 핼러윈 안전사고 우려에 관한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정모(55) 경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러나 일부 유족들은 극심한 반발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7시 40분쯤 정 경감의 장례식장을 찾아 약 20분간 조문하고 유족을 만나 위로했다. 당시 일부 유족은 “살려내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명예를 회복하라”며 고성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조문객들 사이에서도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조문을 마친 김 청장은 굳은 표정으로 장례식장 앞에 대기하던 승용차를 타고 빠르게 빠져나갔다. 그는 ‘유족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 또는 이번 보고서 삭제 의혹에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연관된 것이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정 경감은 전날 낮 12시 45분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 경감은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다른 직원을 시켜 핼러윈 안전사고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의 업무용 PC에서 문건을 삭제하고 이 과정에서 정보과 직원들을 회유·종용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를 받아왔다.

또 특수본은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용산서를 포함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가입된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