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폭언폭행 조교사 정년연장 ‘영예조교사’ 대상 논란

극단선택 기수 유서에 폭언자 지목 …말 관리사 일기장엔 “폭행”
영예조교사 선정되면 3년 정년연장…노조.마주 “부도덕한 사람”
해당 조교사 “기수 사망·격려금 강요 경찰 조사 등서 해소돼”

김해=박영수 기자

한국마사회가 정년을 3년 연장하는 영예조교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폭언·폭행 논란에 휩싸였던 조교사가 단독후보를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마사회와 부산경남경마공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15일 영예조교사를 선정하기 위한 위원회를 개최하고 오는 18일쯤 대상자를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우수 조교사를 선발하는 영예조교사는 2016년 도입됐으며 단 1명만 배출됐다. 그동안 영예조교사가 되더라도 정년연장 혜택은 없었으나 마사회는 지난 11월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정년을 63세에서 67세로 연장했다.

올해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3명이 영예조교사 대상자가 올랐으나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A(내년 정년) 조교사만 단독 후보로 최종 심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산경남경마공원 노조는 A 조교사가 정년이 연장되는 영예조교사로 선정되는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A 조교사가 2010년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여자 기수의 극단적 선택 사건에 관여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당시 유서에 A 조교사가 나를 XXX같은 X라고 손가락질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쓰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A 조교사는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 마주들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18년 경찰 조사도 받았다고 밝혔다. A 조교사에게서 폭행과 잦은 욕설을 들었다는 경마장에서 말을 관리하는 관리사의 일기도 공개됐다. 한 말 관리사의 일기장에 “A 조교사한테 얼굴을 맞았다. 살아오는 동안 부모님한테도 맞지 않은 일을 당했다”고 적혀있다.

마사회는 A 조교사가 당시 기수 자살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처분이 없었고, 대상자가 마주에 금전 요구했다는 마주의 고소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 후 무혐의 처분됐다며 대회 성적(승률 22%)이 우수하고 과태료 처분은 받은 게 전부여서 영예조교사 대상자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영예조교사를 주고 정년을 연장해 주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A 씨는 기수 사망사건에 관련됐고 관리사들에게 폭언하고 여러 차례 마주에게 금전을 요구해 것은 품위를 크게 손상한 것으로 영예조교사로 선발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 조교사는 입장문을 내 “한국경마 최고를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했고, 그 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아 영예조교사 후보자로서 심의를 받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지금은 유명을 달리하신 기수님의 사망과 저와는 관계가 없음이 당시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밝혔다. 또 “경주우승 후 마주분들에게 격려금을 강요했다는 부분은 이미 오래전에 수사기관과 마사회 규정에 의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현재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