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에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안돼” 탈원전 단체 소송 2심도 패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전경. 법원 홈페이지

법원, 월성원전 80㎞ 밖 거주자들 청구 각하…80㎞ 내 거주민 청구는 기각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건설할 수 있게 허가한 데 반발해 탈원전 단체가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도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부장 성수제·양진수·하태한)는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 단체 회원 833명이 "월성 1∼4호기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운영 변경 허가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며 원안위를 상대로 낸 소송을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원안위는 지난 2020년 위원 8명 중 6명이 찬성해 월성 원전 부지에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건설하도록 운영 변경을 허가했다. 기존 임시 저장시설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추가 건설을 신청했고 원안위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사용 후 핵연료는 재처리가 불가능해 사실상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로 이를 저장하는 시설은 관련법 상 건설이 제한되는데, 이와 달리 ‘핵연료물질 취급시설 또는 저장시설’로 보고 건설을 허가한 처분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도 탈원전 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월성 원전 반경 80㎞밖에 거주하는 이들은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고 보고 청구를 각하했으며, 반경 80㎞ 이내 거주하는 주민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사용 후 핵연료는 재활용 또는 재처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기로 해야만 ‘방사성 폐기물’이 된다고 봐야 한다"며 "폐기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핵연료는 방사성 폐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임시저장시설이나 새로 허가받은 저장시설이 ‘핵연료 물질 취급시설 또는 저장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원자로 연료로 사용되고 폐기 결정이 이뤄지기 전의 핵연료 물질을 보관할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할 법적 근거가 없어지는 부당한 결론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