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개선” vs “현실적 어려움” … 정치권 ‘지하철 무임승차’ 딜레마

서울시·기재부 손실보전 이견속
여야 내부도 두가지 목소리 나와

‘65세 이상 어르신 무임승차제도 손봐야 하나.’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각종 대중교통 요금이 8년 만에 인상되면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개선 문제가 2일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서울시가 무임승차 손실보전 문제를 두고 핑퐁게임을 이어가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개선 필요와 현실적 어려움이라는 두 가지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지하철 무임승차와 관련, 기재부의 입장을 우선 들어보고 이후 당 차원에서 추진할 대책이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에 이어 지난 1일에도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보완에 운을 떼면서 당 차원에서도 개선책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기재부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적자 등을 감안해 기재부에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무임승차 비용을 나랏돈으로 메워야 하는 근거도, 책임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노인과 장애인의 지하철 이용요금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천문학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어서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는 무임승차 제도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서울시와 기재부의 견해가 팽팽하지만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은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와 국회가 주도해 무임승차 적용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거나 출퇴근 시간대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보완적 방안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지영·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