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끼리도 후원·연대… 폭넓히는 ‘고향사랑기부’

■ 제도 시행 한 달 돌아보니…

구미·김천·상주·칠곡 공동홍보
전주·완주 단체장은 상호 기부
재원보충 넘어 ‘지역연대’발판

공예체험권·케이블카 탑승권 등
답례품통해‘생활인구’확보나서

시행 한 달을 맞은 고향사랑기부제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협약을 맺거나 상호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간 연대의식을 깨워 지역 균형 발전의 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특산품 중심인 답례품은 체험·관광상품으로 전환돼 생활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기부자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기부금을 활용한 기금사업 설계는 남은 과제다.

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역이 맞닿아 있는 경북 구미시·김천시·상주시·칠곡군은 최근 고향사랑기부제 공동협력 활성화 협약을 체결, 함께 홍보 활동을 벌이고 홍보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자체에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기부자는 기부금 30% 상당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전북 전주시·완주군의 지자체장은 서로의 지역에 기부하며 지난해 맺은 상생협약을 다시금 강조했다. 두 지역의 주민들은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 있어 양측은 주민 편의와 복지 증진 사업은 물론 수소경제중심도시 도약 사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접 지역 간 연대는 여러 지역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기부 유치는 물론 고향사랑기부제의 목적 중 하나인 생활인구를 확보하는 데 더 수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단순히 지자체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는 수단이 아니라 지역 간 연대의 계기를 만들거나 그 수준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지금의 연계와 협력이 지방소멸의 해법인 메가시티 구축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활인구는 ‘한 달 살기’ 등 일시적으로 해당 지역에 와서 생활하는 인구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답례품 또한 당장은 해당 지역 특산물이 주를 이루지만 점점 생활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체험·숙박·관광상품 등이 개발돼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부자가 해당 지역을 직접 찾으면 친밀감이 커져 생활인구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지역에 체류하며 쓰는 돈은 기부금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현재도 경북 경주시는 유리공예 체험권, 경남 진주시는 여행상품권, 전남 해남은 명량해상케이블카 탑승교환권 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각 지자체는 기부금 사용처를 정하는 기금사업을 설계하고 있다. 제주도는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기금사업을 만들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자 기념 숲을 조성해 기부자 명패를 부착하고 도 안에서 관광과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워케이션 등 도민과 관광객 연계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고향사랑e음’서 신청… 기부액의 30% 답례품

고향사랑기부는 개인이 ‘고향사랑e음’ 종합정보시스템에서 회원가입 후 본인인증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할 수 있다. 기부받은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포인트(기부금의 최대 30%)를 지급, 기부자는 포인트를 활용해 고향사랑e음에서 해당 지자체가 선정한 답례품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기부 포인트는 기부한 지자체별로 누적되고 기부한 지자체의 답례품만 선택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는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지자체에는 하지 못한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받는다. 10만 원을 기부하면 3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더해 13만 원을 돌려받는 구조다. 10만 원이 넘는 기부금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