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적’ 풍선 날린 중국… “미국 대응 간보며 분열 유도”

전문가 “미국 영공 침투 기술 과시”
중국, 러시아 등 반미국가와 결집 강화
격추관련 “미국에 같은 대응”경고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 당국이 비효율적인 ‘정찰풍선’을 띄운 데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행동을 파악하기 위한 ‘간 보기’ 가능성과 함께 미국의 ‘분열 효과’도 노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격추에 강력 항의하는 동시에 러시아·캄보디아 등 반미국가 등과 접촉하면서 역내 결집을 강화하고 나섰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벤저민 호 코디네이터는 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중국이 정찰풍선을 띄워 보낸 것은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서 홀랜드 미셸 카네기 국제문제윤리위원회 연구원도 “중국이 심각한 긴장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미 영공까지 침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풍선은 이상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정찰 기능은 기능상 불가능”이라면서 의도적 진입설을 부정했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효과를 자신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쥔바오(解放軍報)는 ‘과학기술의 진보가 군용 풍선의 전쟁터 활용에 새로운 문을 열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소재 기술의 적용으로 높은 풍선이 성층권에서 이동하며 일부 방공무기의 위협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는 것. 기관지는 “항법시스템과 인공지능이 적용돼 풍선이 고도와 방향을 바꿔 목표 공역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며 기구의 실효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미·중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반관반민 싱크탱크 판구즈쿠(盤古智庫)의 정치분석가인 쉬친둬(許欽鐸) 런민(人民)대 교수는 “이번 사건이 정치화되면서 양국의 대립이 우려스럽다. 만일 중국이 보복을 선택한다면 중국은 남중국해나 대만에 있는 미국 자산에 대해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