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전 투입 탱크 3000대 중 절반 손실”…그래도 추가투입 조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촬영된 사진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의 보호로디치네에 러시아군의 T-72 전차가 파괴돼 있다. AFP·연합뉴스

CNN, 네덜란드 軍정보사이트 인용해 보도
"파괴 1000대에 나포·손상 등 600대 이상"
"전차 등 다양한 무기 생산 늘리겠다"는 러
우크라 동부에 다시 2000대 추가공세 조짐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래 러시아가 전장에 투입한 전차 절반 이상이 파괴나 나포 등으로 손실됐다는 분석이 보도됐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응해 전차 등의 무기를 추가 생산하는 것은 물론 조만간 대규모 전차와 병력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공세에 나설 조짐이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은 네덜란드 군사정보 사이트 오릭스(Oryx)의 자료를 인용, 이번 주까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전차 1000대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 전차 중 544대는 우크라이나군에 나포됐고, 79대는 손상됐으며, 65대는 버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오릭스에 기고하는 군사 분석가 야쿠브 야놉스키는 "이 수치는 오릭스가 시각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손실은 포함하지 않는다"며 "실제 손실은 2천 대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했다. 야놉스키는 또 "러시아는 약 3000대의 전차를 투입해 전쟁을 시작했다"며 "러시아가 사용 가능한 전차의 절반 이상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야놉스키는 이번 전생 개시 전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전차의 규모를 약 4000대로 추산했다. 그러나 야놉스키는 "서류상에 잡힌 많은 탱크가 곧바로 가동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설령 이 전차들이 모두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해도 전쟁 전 전차 전력의 30% 이상을 잃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459대의 전차를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나포된 러시아군의 전차 수보다 적은 규모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부터 독일, 미국, 영국 등의 국가들로부터 러시아 전차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서방의 주력 전차 지원을 약속 받았다.

또 오릭스 자료에 따르면 보병 전투 차량·장갑차·기타 차량 등을 전차에 추가하면 러시아군의 장비 손실 총계는 9100대에 이른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의 장비 손실 총계는 2934대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한때 대통령을 지내기도 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시베리아 옴스크의 전차 생산 공장을 찾아 "적국 우크라이나가 해외에서 전투기, 미사일, 전차를 구걸하고 있다"며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에 대응해 러시아는 현대식 전차를 포함한 다양한 무기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기 등 군수지원 요청을 위해 영국·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순방에 나선 사이 그동안 예상되온 봄철 재공세를 개시한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전쟁의 주된 전장이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 중 한 곳인 루한스크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날 텔래그램 채널에 올린 TV 인터뷰에서 "루한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총탄과 포탄을 퍼부으며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사실상 러시아가 계획해온 전면적인 공격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탱크 등과 함께 중무장한 보병 부대를 전선에 투입하며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이다이 주지사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리를 인용, 러시아가 탱크 2000대와 병력 30만 명을 수주 내 돈바스 공세에 투입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러시아군이 공세에 투입 가능한 전력이 구체적으로 탱크 1800대, 장갑차 3950대, 포대 2700문, 소련 시절 로켓발사대 810문, 전투기 400대, 헬기 300대 등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설명했다.

앞서부터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이 되는 오는 24일을 목표로 재차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및 독일산 주력전차를 인도받기에 앞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차 등의 무기 지원이 시급하다고 서방 진영에 적극 요청해 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군 공격의 타이밍은 알 수 없다"면서도 동부에서 실질적인 공세가 이미 시작됐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