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기획사’ 탄생 땐… 글로벌 경쟁력 ↑·중소형 기획사 ↓

■ K팝 지형 변화 전망

BTS·TXT·레드벨벳 등 한솥밥
중소기획사 부진 땐 다양성 해쳐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의 1대 주주가 되고 경영권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기존 방탄소년단(BTS), 세븐틴에 이어 NCT, 엑소 등을 보유한 ‘초대형 공룡’ 기획사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하이브가 SM 경영권까지 손에 쥐면 하이브, SM, YG, JYP 등 ‘4대 기획사’ 중심이던 K-팝 시장은 하이브의 ‘독주’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10일 하이브의 SM 인수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이제 경쟁조차 불가능하다”는 평이 쏟아졌다. 하이브에는 BTS를 필두로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엔하이픈,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소속돼 있으며 가장 긴 전통을 자랑하는 SM은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엑소, NCT, 에스파, 레드벨벳 등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있다.

하이브가 SM의 경영권까지 갖는다면 BTS의 IP와 SM의 IP를 접목시켜 K-팝 글로벌 경쟁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본력과 규모 면에서 해외 유력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포스트 BTS’ 시대를 여는 동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다만 하이브가 독주 체제를 굳히면 ‘흙수저’라 불리는 중소 규모 기획사들의 입지가 좁아진다. 이들의 부진은 K-팝 시장의 다양성 측면에도 치명적이다. 특히 BTS를 키워낸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도 중소 기획사였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하이브와 SM이 손잡으면 기존 기획사와 방송사 간 역학 관계 변화도 예상된다. K-팝 가수들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진인 것을 고려할 때 기획사의 ‘입김’이 더 강해져 갑을 관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