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기적의 신생아’ 전세계서 “입양하겠다”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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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병원직원 아내 모유수유
“아이 친척이 올때까지 돌볼 것”

6개월 아기 82시간만에 구조도

튀르키예(터키)·시리아에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지 나흘째인 9일 폐허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아동들의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진 10시간 만에 숨진 어머니와 탯줄이 이어진 채 발견돼 ‘기적의 아기’라고 불리는 시리아 아기에겐 수천 건의 입양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영국 BBC·가디언에 따르면 아랍어로 ‘기적’을 의미하는 아야(Aya·사진)라는 이름이 생긴 여자 갓난아이의 사연을 들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병원에 “아이를 입양해 직접 키우고 싶다”는 문의 전화를 걸고 있다. 병원 관계자인 칼리드 아티야는 “멀리서 아야를 데리러 오는 친척이 있기에 그 누구에게도 아이를 입양시킬 수 없다”며 “나도 4개월 전에 태어난 딸이 있어 아내가 아야에게 모유수유를 하고 있다. 아야의 친척이 올 때까지 가족처럼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야는 퇴원 뒤 삼촌이 양육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야의 친척들 역시 이번 강진 피해를 입어 당장 신생아 양육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참혹한 지진 피해 현장에는 아야처럼 가족을 모두 잃고 고아가 된 어린이들의 사연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 있는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아흐메드는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의 시신 옆에 누워 있는 7살 소년 모하메드가 실려 왔다”며 “아이가 나에게 눈을 맞추는 순간 이유 모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튀르키예 아디야만에선 6개월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82시간 만에 구조됐고, 안타키아에서도 2세 남아가 79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부모 잃은 아동들’의 보호와 양육이 튀르키예·시리아의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무헵 카두르 시리아 이들리브주 보건부 부국장은 “지진 수습이 끝나야 관련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