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1% ↓·대중수출 13% ↓… 2월도 무역적자 ‘위기’

■ 1~10일 수출 11.9% 늘었지만… 50억 달러 무역적자

조업일 이틀 증가 감안하면
일평균 수출액 14.5% 줄어
무선통신·가전 등 수출 부진
원유·가스 등 수입액 17%↑

2월 들어 수출 비상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열흘 동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0.7% 감소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13.4% 감소했다. 게다가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한 탓에 무역수지 적자는 이달까지 1년째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관세청은 2월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176억1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5%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1년 전보다 10% 이상 늘었는데도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달 오름세로 전환됐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역수지 적자 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여파로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낙폭을 키웠다. 무선통신기기(-8.3%)·가전제품(-32.9%)·컴퓨터 주변기기(-45.6%)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쪼그라들었다. 다행히 석유제품(28.8%)·승용차(166.8%)·선박(3.9%)·철강제품(9.8%) 등은 수출액이 증가했다.

이달 1∼10일 대중(對中)무역수지는 1억5600만 달러 적자였다. 대중무역수지는 지난해 5∼8월 4개월 연속 적자에서 9월 흑자로 반등했으나, 10월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8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수입액은 225억8800만 달러로 16.9% 늘었다. 원유(44.9%)·가스(86.6%)·석탄(60.3%)·석유제품(38.6%) 등이 증가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34억5100만 달러)·가스(23억1300만 달러)·석탄(8억7200만 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66억3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1억6400만 달러)보다 59.4%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이 기간 무역수지는 49억71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억68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가 늘었지만, 지난달 같은 기간(62억35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적었다.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76억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475억 달러)의 37%에 해당하는 적자 규모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를 달리고 있다.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적자 규모는 126억8900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