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측 천화동인 428억 약정’ 은 전언 진술이라 일단 영장서 제외

검찰 ‘검은 돈’수령 의혹 규명에
백현동·대북송금 수사도 박차

검찰은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과 관련된 구속영장 청구 이후 직접적인 ‘검은 돈’ 수령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아파트·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수사도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에서 다갈래로 진행되고 있어 이 대표에 대한 강제 수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에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범죄 사실에만 기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민간 사업자들과 결탁해 이익을 몰아준 배임 혐의가 입증된다고 봤지만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 적용을 위해선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428억 원 상당의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측’에 약정됐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의 진술을 확보했지만 아직 천화동인 1호 소유주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씨로부터 들었다는 전언(傳言)에 불과해 증거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핵심 당사자인 김 씨와 정진상(구속 기소)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구속 기소)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로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일당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대표가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대장동과 특혜 구조가 비슷한 백현동 개발사업과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비리 의혹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지검은 이 대표 측근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 대한 소환 등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2019년 경기지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경기도를 대신해 총 800만 달러를 북측에 보냈다는 대북 송금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