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경쟁, 대환대출 플랫폼에 주담대 허용해야 파급력 커”

금융권, 과점 해소 방안 제기
‘제4인터넷은행’ 신규허용 등도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과점 폐해 해소 방안 마련을 지시하면서 16일 금융위원회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제계는 은행 부실이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점 체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겠지만, 기존 은행 간의 내부 경쟁을 강화하면서 ‘제4의 인터넷 은행’ ‘소상공인 전문 은행’ 등을 신규 인가하는 쪽으로 구조적으로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장 오는 6월 개통 예정인 ‘대환대출 플랫폼’의 취급 대상으로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까지 허용해 파급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6일 “은행 간의 내부 경쟁에 제대로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현재 구축 중인 ‘대환대출 플랫폼’에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담대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주담대까지 포함할 경우 급격한 ‘머니무브’(금융사 또는 부문 간의 자금 이동)를 유발해 맷집이 약한 금융사의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용대출로 한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담대 시장 규모가 신용대출 시장의 2.5배에 달하고, 건당 대출 규모도 소액 위주의 신용대출과 달리 기본적으로 수억 원대에 달해 당장 대환대출 플랫폼에 주담대를 포함할 경우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차주가 온라인을 통해 본인 명의의 대출 현황을 파악한 뒤 제반 금융사의 금리 조건 등을 한눈에 비교, 유리한 쪽으로 단번에 갈아탈 수 있게 하는 대출이동 시스템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까지 전산 개발을 완료하고 두 달간 테스트를 거쳐 6월에 개통할 예정이다. 1·2 금융권을 망라한 50여 사 이상의 금융사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또 제4의 인터넷 은행을 인가하거나 은행업의 기능을 쪼개 핀테크(금융IT) 업체 등에 허용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지시한 특단의 조치와 관련, 예대금리차 공시·대환대출 및 예금비교추천 플랫폼 등을 통해 기존 금융사 간 경쟁을 강화하거나 금융·정보기술(IT) 간 장벽 완화를 통해 유효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당부한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 강화 방안 마련 지시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범·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