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하남 ‘수석대교’ 갈등 고조… LH, 교통대란 방지대책 중재나서

남양주 “왕숙 입주전 착공해야”
하남 “서울 진입 차량 몰릴 것”
LH, 신설 장단점 등 분석 예정

하남=박성훈·남양주=김현수 기자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경기 남양주시와 하남시를 연결하는 수석대교(연장 1.2㎞·왕복 4차로) 신설을 두고 남양주시와 하남시가 찬반으로 맞서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율에 나섰다. 수석대교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건립되는 교량이다. 남양주시는 조속한 건립을 요구해왔지만 하남시는 교통난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LH는 최근 ‘신도시 광역교통 현안 논의를 위한 교통전문가 워크숍’을 열고 수석대교 신설의 장단점 분석 등 합리적 교통대책 개선방안을 새롭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20년 12월 신설계획이 확정된 이 교량은 남양주시 수석동∼하남시 미사동 구간을 한강을 가로질러 놓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하남시는 다리가 개통되면 남양주에서 서울로 진출·입하는 차량이 하남방면으로 유입돼 시내 교통난이 가중된다고 건설에 반대하면서 남양주시와 대립각을 세웠다.

하남시는 남양주 왕숙지구와 하남 교산지구 교통대책으로 퇴계원∼판교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지하화와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 등 교통 여건상 변화를 반영해 수석대교의 위치조정을 포함한 계획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남양주시는 수석대교가 신설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양주 왕숙지구 입주가 시작되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2기 신도시인 다산·별내지구 입주로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오는 2028년 약 6만8000가구 규모의 왕숙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인구가 16만 명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수석대교를 포함한 왕숙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지하철 9호선 연장·올림픽대로 확장·지방도 383호선 확장·경춘북로와 진관교 확장 등)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선(先)교통 후(後)입주’ 원칙을 지키고 광역교통개선대책 지연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2기 신도시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근 두 지역 주민들의 찬반 시위가 잇따르자 이현재 하남시장과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국토교통부와 LH를 잇따라 방문하며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교통전문가와 두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수석대교 신설에 대한 여러 방안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등 사업을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