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눈물나게 미안”, 고민정 “지도부에 대한 경고”…다수 이탈 후폭풍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 방문을 위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 도착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탈표에 내분 격화 조짐…계파 갈등 표출
정청래 “다시 일어서자, 이재명 죽지 않아”
고민정 “당연 부결? 자만한다는 심리 자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서 다수 이탈이 확인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내분이 격화할 조짐이다. 대혼돈 속에서 갖가지 분석과 평가가 난무하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점진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단일대오를 자신했던 친명계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은 물론,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은 이 대표의 용퇴론까지 제기되는 등 정치적이 후폭풍이 강하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친명계인 정청래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이 가까스로 이뤄진 것과 관련, 2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눈물 나게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더 잘 치밀하게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진행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가까스로 부결되긴 했지만, 당 지도부의 표 단속에도 불구하고 다수 이탈표가 발생한 데 따른 심경을 표현한 글로 보인다.

그는 이어 “분노할 때 분노하고 다시 일어설 때 함께 일어섭시다.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릅니다”라며 “이재명은 죽지 않습니다”라며 친명계의 결집 도모와 함께 향후 사태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친명 김용민 의원은 전날 표결 결과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며 “그러나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탈표를 낸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 이겼으면 자신이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반면 사실상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오후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지난 몇 주 동안 정말 많은 사람을 깊이 있게 만났다”며 “제 나름대로는 상황에 대한 이해도도 넓히고 지도부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설득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번 표결 결과는) 현재 저를 포함한 지도부에 대한 경고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체포동의안이) ‘당연히 부결될 것’이라는 그런 발언들이 오히려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라는 심리를 더 자극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고 최고위원은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이 있었을 때의 의원 여론과 지금 여론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 “총선을 해야 하는데 모든 이슈가 블랙홀처럼 거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걱정들을 많이 했다”며 당내 총선 악재로 ‘이재명 리스크’ 우려도 상당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당 안팎에선 이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수박 몰이’가 횡행하기도 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보수 성향(빨간색)이라는 뜻의 은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수박 명단이 빠른 속도로 유포됐고 일부 의원들은 ‘개딸’(개혁의 딸, 이 대표 강성 지지자)로부터 받은 항의 문자에 반박이나 해명 문자를 보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