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정비 앞당기고 3급수를 식수로… 광주·전남 ‘최악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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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주암댐 저수율 20% 그쳐
영산강 하천수 하루 3만t씩 공급
여수·광양산단 ‘셧다운’ 앞당겨
화재 늘어 소방용수 확보도 비상
가뭄 지속땐 5월 제한급수 불가피

광주=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50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광주·전남 주요 상수원이 고갈 위기에 처하자 광주시가 급기야 3급수인 영산강 물까지 끌어다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루 75만8000t의 공업용수를 사용하는 여수·광양국가산업단지는 공장 가동 줄이기에 나섰고 시민들은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기 위해 샤워 시간을 줄여가며 가뭄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건조한 날씨에 산불 등 화재까지 잇달아 소방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리는 등 남부지역 가뭄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6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광주시 주요 상수원인 전남 화순군 동복댐의 저수율이 20.9%로 1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총저수량이 9200만t에 달하는 동복댐의 현재 저수량은 약 1910만t으로 하루 평균 0.13%포인트씩 감소하고 있다. 시는 주암댐(31만t)과 동복댐(14만t)에서 하루 약 45만t의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현재와 같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오는 5월 하순에는 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

가뭄이 심각해지자 시는 2일부터 ‘원수비상공급’ 사업을 통해 영산강 덕흥보 하천수를 하루 3만t씩 용연정수장으로 공급받고 있다. 4월에는 5만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영산강 하천수는 3급수지만 워낙 물 부족이 심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3급수는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수치가 6ppm 이하의 수질로 주로 수산업·공업·농업용 등으로 사용된다. 고도의 정화를 거쳐야만 식수로 사용 가능하다. 총 저수량이 4억5700만t에 달하는 호남지역 최대 상수원인 순천시 주암댐 본댐의 상황도 심각하다. 광주와 전남 11개 지방자치단체에 식수를 공급하고 여수·광양산단의 공업용수까지 책임지고 있는 주암댐 본댐의 3일 기준 저수량은 9459만9000t으로 저수율이 20.7%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보성강댐에서 하루 4만4000t의 물을 공급받고 있지만 매일 역대 최저 수위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처럼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주암댐에서 하루 75만8000t을 공급받고 있는 여수·광양산단 입주업체들은 공업용수 절감을 위해 올 하반기 예정돼있는 정비일정(셧다운)을 상반기로 앞당겨 공장가동을 줄이는 등 생산일정 조정에 나섰다. 이를 통해 5만1000t을 감축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해수담수화시설과 하수 재처리시설 준공·공장 폐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건조한 날씨로 올해 들어 2월까지 광주·전남에서만 680여 건의 화재가 발생해 소방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광주시·전남도소방본부는 지난해부터 관내 저수지와 하천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총 3100여 곳의 비상수원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