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한계’ 확인했지만… 천하람 · 황교안 등 비주류 득표 절반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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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 선언했던 장제원
金대표 당선 숨은 공신 꼽혀

김기현 대표의 당선으로 끝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거치며 대통령 선거 단일화 국면 때부터 부딪쳤던 안철수·장제원 의원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한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까지 치고 나갔던 안 의원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으로 지지율이 출렁이며 결국 결선 투표도 가지 못한 채 탈락했고, 전대 초반부터 ‘김장연대’로 김 대표 띄우기에 나선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 의원의 존재감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단 안 의원은 이번 전대를 통해 국민의힘에 안착하며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국면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9일 오전 MBC라디오에서 “안 의원의 득표율은 친윤·비윤(비윤석열)의 문제가 아니라 안철수의 정치를 제대로 해 달라는 요구 사항이 반영된 것”이라며 “우리 당의 훌륭한 자산이라는 것을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로 한계와 함께 차기 주자로서 안 의원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일단 몸을 낮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총선 때 자연스레 수도권 선거에서 안 의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14.98% 득표로 존재감을 보여준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과 정통보수 후보를 내걸고 8.72%의 지분이 있음을 알린 황교안 전 당대표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일단 둘은 선거결과를 수용하면서 당의 화합을 위해 나서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 뒤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장 의원은 김 대표 당선 후에도 “임명직 당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빛나는 조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김 대표의 압도적 당선으로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당원 동지들에게 감사하다”며 “내부 분열 세력이 저항할 수 없도록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 끊어낼 것은 끊어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초반 낮은 인지도로 고생할 때 장 의원이 ‘김장연대’로 윤심을 확 실어줌으로써 지지율이 치솟았다”며 “이후 ‘사무총장설’ 등이 거론되자 2선 후퇴를 선언하고 SNS 활동도 접으며 몸을 낮췄지만 김 대표의 과반 득표로 장 의원의 위력이 재차 확인된 셈”이라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