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기 자해 뒤 “성폭행 당했다” 무고한 영국 20대에 중형 선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엘리너 윌리엄스. 트위터 캡처

손가락 잘린 사진 SNS에 올려
"성매매 조직에 납치돼" 자작극


둔기로 자해한 뒤 아시안 성매매 조직에 납치돼 성폭행당했다고 거짓말한 20대 영국 여성에게 14일 중형이 선고됐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법원은 이날 거짓 증언과 사법체계 방해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22세 엘리너 윌리엄스에게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윌리엄스는 당시 페이스북에 남성 여러 명으로부터 납치와 폭행, 강간을 당했다는 주장의 글을 게재했다. 또 눈이 멍들고 손가락이 일부 잘린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게시물은 순식간에 퍼졌고, SNS에선 윌리엄스를 돕기 위한 모임이 조직돼 회원이 10만 명을 넘겼다. 가해자를 찾아 엄벌해야 한다는 청원도 줄을 이었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스는 남성 3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특히 그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모하메드 람잔이라는 인물이 아시아 성매매 조폭 수장이며, 12세였던 자신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창가에서 일하게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업체 리스트가 돌기 시작했고, 이에 포함된 식당 유리창이 깨지는 등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윌리엄스의 자작극이었다. 마트에서 구매한 둔기로 자신을 때린 뒤 거짓말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휴대전화 6개를 사용해 가짜 아이디를 만들고, 남성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조작해서 아시아 범죄자처럼 보이게 했다. 윌리엄스는 법원에 제출한 편지에서 "실수다. 미안하다. 변명하진 않겠지만, 어리고 혼란스러웠다"면서도 "내가 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법원은 "윌리엄스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거나 범죄 이유를 해명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