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예금보호’엔 선그은 옐런… “포괄적 보험 고려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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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위기 때만 보장 조치”
도덕적 해이 논란 의식한 듯

재닛 옐런(사진) 미 재무장관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금융 시장 불안과 관련해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모든 은행 예금에 대해 전액 예금자 보호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발언에서 후퇴한 것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과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선언에 원투펀치를 맞은 뉴욕증시는 은행주 중심으로 하락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 정부는 최근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자보호 한도(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넘어서는 무보험 예금을 전액 보장하고, 중소 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조처를 취한 바 있다.

특히 옐런 장관은 “은행 사태가 연쇄적인 뱅크런으로 표상되는 시스템 위기로 간주할 때에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괄적 보험 적용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날 발언은 전날 옐런 장관이 미국은행연합회 콘퍼런스에서 “소규모 은행이 예금인출 사태를 겪어 이것이 전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 비슷한 조치(SVB 등에 적용된 전액 예금자보호)가 취해질 수 있다”는 발언과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발언은 시장에서 앞으로 미국 정부가 위기 은행의 모든 예금을 보장해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다.

옐런 장관의 후퇴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옐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든 예금이 보호될 것이란 발언은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예금을 전액 보호해주면 예금주들이 부실하더라도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은행으로 몰릴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옐런 장관과 이날 파월 의장의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발언에 뉴욕증시는 은행주 중심으로 하락했다. 유동성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이 15.47% 폭락한 가운데,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58%와 3.32% 떨어졌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