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선 무전공 선발 보편적… 유연한 학사체계 필요”

■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

“교수들에 변화 설득 나서야”

“무전공 신입생 선발이나, 대학에서 융합·복수전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길입니다.”

김중수(사진)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전 한림대 총장)은 27일 국내 대학의 혁신적 인재 양성과 관련해 학과·전공의 벽을 허문 통합선발, 융합 전공 등 유연한 학사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대학들은 통합 선발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대학은 무전공 입학을 매우 예외적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선진국에선 아주 보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본인의 전공을 판단하긴 어렵다”며 “학문을 섭렵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 융합이 강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융합 전공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시대적 흐름과 유행에 따라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대학에서 ‘학과’ 중심으로만 돌아가면, 학사 체계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며 “학과가 아닌 전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공을 이렇게 저렇게 융합해 시대에 따라 새로운 융합 전공을 만들어 사회적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부터 한림대 제9·10대 총장을 맡아 선진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일류대학을 슬로건으로 대학을 이끌어 주목을 받았다. 2017년 교수들과 협의해 ‘융합전공’을 15개까지 확대해 만드는 등 다양한 융합전공 개설, 복수전공 필수화, 소속변경 자유화, 여러 분야의 스쿨제 등을 도입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김 위원장 재임 기간 한림대는 2021 QS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18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선발 등과 관련된 교수 사회의 반발이나 특정 학과 쏠림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선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학교도 변화할 수 있다는 걸 교수들과 협의해 나가야 한다”며 “융합전공이 학과 통폐합이나 폐과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학과 중심체계를 내려놓고, 전공 위주로 학문연구와 교육을 해 나가는 것이라는 걸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융합전공을 했을 땐 교수 평가가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교수들이 두 개 이상의 학과에 소속된 ‘JA(Jiont Appointnet)’ 교수로 활동할 때 학문적 업적 등을 잘 관찰하고, 평가해주는 시스템을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