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국세수입 작년보다 15조 급감… 국채 발행해 보충하면 건전성 더 악화

■ 국가채무 1000조원 돌파

국세 400조 예상하고 예산 짜
4년만에 세수 결손 우려 커져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전망치보다 덜 걷히면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세수입 등 정부의 전반적인 조세수입(세수) 상황이 좋으면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으로 일부 활용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경을 편성할 경우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지는 국채 발행을 대규모로 할 수밖에 없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7000억 원 줄었다.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부가가치세 수입 등이 감소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올해 짠 세입예산 대비 국세수입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를 뜻하는 국세수입 진도율도 올해 2월 13.5%로 최근 5년 평균치(2월 기준, 16.9%)를 3%포인트 넘게 밑돌았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총 400조5000억 원으로 가정하고 세입예산을 짰다. 지난해 걷힌 세금 395조9000억 원보다 4조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올해 2월까지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5조7000억 원 감소했기 때문에 3월 이후 국세가 지난해와 똑같이 걷힌다고 하더라도 올해 연간 국세수입은 세입 예산보다 20조3000억 원 모자라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올해 3월 이후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국세수입 감소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실적이 나빠져 법인세 수입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가 악화하면 올해 국세수입 부족 규모가 20조 원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는 “올해 1분기 세수는 기저 효과와 경기 하강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겠지만,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면 1분기 감소 폭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전망치를 밑돌 경우 2019년 이후 4년 만에 세수 결손(缺損)을 기록하게 된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