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켜고 10원 줍줍”… 점심시간 미술관 광장 ‘북적’[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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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점심시간, 서울시립미술관 앞에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전시 관람을 위해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막바지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걸까?

그렇다기엔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몇몇 목소리가 들린다.

“너무 많이 받았나? 이제 1원씩만 주네.”

“오늘은 500원 벌었다! 꽤 쏠쏠하네.”

한 모바일 금융플랫폼이 지난 1월에 출시한 앱 서비스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동시 접속한 주변 사람들의 아이콘을 누르면 한 명당 최대 10원까지 현금으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다.

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10원 줍기’의 성지로 불린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앱테크(앱+재테크)가 유행하고 있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서민들에겐 쏠쏠한 부업으로 다가온다.

일상의 짧은 여유를 즐길 새 없이 자투리 시간에도 열심히 사는 우리네 모습이 웃프다.


촬영노트

10분 동안 461원을 벌었다. 레벨업 하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다. 이곳에 매일 발도장을 찍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