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피해” 월례비 수사 전국 확대… 타워크레인 건폭 뿌리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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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단체, 부울경 60명 수사의뢰

월급에 평균7000만원 더 받아
23명은 1억 이상 뜯어내기도

전국 3550명 1700억 수수 추정
서울·경기·충남 등도 수사진행
“사업주의 허가없이 불법 이득”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이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조종사 60명은 연간 7000만 원 이상의 고액 월례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타워크레인 사업자가 조종사 명단을 특정해 수사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타워크레인조합은 지난 7일 고액 월례비를 받은 부산·울산·경남 지역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을 부산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10일 밝혔다. 대상자는 부산 26명, 울산 15명, 경남 19명 등이다. 타워크레인조합은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 110개 사로 구성된 단체다.

타워크레인조합 관계자는 “전국에서 약 3550명이 1700억 원가량의 직·간접적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자료가 확보되고 고액을 받은 사례를 모아 이번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서울과 경기 남부, 충남 등 지역에서도 경찰의 인지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워크레인조합은 조종사들에게 월례비를 지급한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를 통해 자료를 취합한 결과, 수사 의뢰 대상 60명 중 23명(부산 10명·울산 7명·경남 6명)은 월례비를 연간 1억 원 이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조종사 1명이 단일 현장에서 1년간 2억5000만 원에 가까운 월례비를 받은 사례도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태조사에 신고된 월례비 최고액(2억1700만 원)보다 많다.

한상길 타워크레인조합 이사장은 “이번에 밝혀진 것은 철근·콘크리트 업체가 준 월례비일 뿐”이라며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공종에서 받은 월례비가 전부 기록됐으면 피해 금액은 훨씬 더 크고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8개 건설현장의 불법의심 행위 51건에 대해 수사 의뢰를 했는데 이 가운데 12건이 타워크레인 월례비 지급 강요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지난달 전문건설협회가 주최한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실태 고발 증언대회’에서는 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사용자연합회가 “최근 3년간 84개 업체가 920곳 현장에서 월례비로만 총 1808억 원을 지급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청 건설사와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가 건설기계 임대계약을 맺으면 임대사업자가 조종사를 고용해 임금을 준다. 그러나 조종사들은 이와 별도로 건설현장에서 추가 근로를 하는 대신 기초·골조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 하도급 업체로부터 월 500만∼1000만 원의 월례비를 받아왔다.

한 이사장은 “이런 관행이 계속되면서 약정을 해서 돈을 받아내고, 돈을 주지 않으면 고의로 작업을 지연하는 등의 행태가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타워크레인조합은 “월례비는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와 원청 건설사 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상 가동 시간보다 초과해 가동한 타워크레인 장비의 사용료”라며 “조종사가 사업주의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전문건설업체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훈·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