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춘천시가 지난달 중순 철거한 정지민 시인의 시 ‘후작부인’. 정지민 시인 제공
정지민 시인 출품 작품 ‘후작부인’ 정치색 민원 제기되자 회수
춘천 민예총 “예술에 대한 탄압” vs 시 “사용 승인 얻어 문제없어”
춘천=이성현 기자
강원 춘천시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시화전의 일부 작품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춘천시 등에 따르면 춘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문학협회는 지난달 4일부터 효자동 약사천 일원에서 지역 문인 30명이 참여하는 야외 시화전을 열고 있다. ‘시가 흐르는 효자동 약사천에서 힐링하세요’라는 주제로 열린 시화전에는 시 예산 150만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정지민 시인의 ‘후작부인’이란 작품이 갑자기 철거됐다. 이 작품은 과거 프랑스 부르봉 왕조 국왕 루이 15세(1710~1774 )의 애첩이자, 당시 막후 실력자로 통했던 후작부인을 통해 세상을 풍자한 내용이다. 이를 두고 김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란 평가가 나왔다.
시 관계자는 “작품에 정치색이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철거했다”며 “작품 1점당 5만 원을 지급하는 식으로 사용 승인을 얻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춘천 민예총은 17일 효자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작품 원상복구와 사과를 요구했다. ‘작가 의견과 상관없이 전시작품을 무단 철거한 행위는 예술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이라는 항의 공문도 시에 보냈다.
춘천 민예총 관계자는 “예산을 지원했다고 춘천시가 위에서 통제하는 식으로 작품을 철거하는 것은 예술가들을 정신적으로 탄압하고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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