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떠내려올까 불안한데… 한강변 수색은 중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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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DMZ서 폭우에 떠내려와
1년새 고양·김포서 3차례 폭발
철책제거·장항습지 개방도 제동
장마철 앞두고 주민 불안감 커져

고양=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다가오는 장마철 지뢰 공포가 경기 한강 하류 지역을 중심으로 짙게 깔리고 있다. 최근까지도 땅속에 묻혀 있던 지뢰가 불어난 강물을 따라 고양·김포시 등 한강 하류로 떠내려오고 있는 데다 지뢰 제거 작업이 수년째 중단돼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1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고양·김포시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총 3차례 발생해 민간인 2명, 군인 1명이 크게 다쳤다. 대인지뢰인 M14(사진)도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에서 두 차례나 발견됐다. 특히 지난 2021년 장항습지에서 환경 정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유실지뢰가 폭발해 작업자 1명이 발목 절단 중상을 입었다. 당시 경찰은 안전관리 미흡의 책임을 물어 고양시 공무원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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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지뢰 상당수가 북한 지역이나 비무장지대(DMZ)에 매설됐다가 장마철 폭우에 흘러들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한강 하류 부근에서 지뢰 폭발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수년간 여름철 집중호우와 홍수가 빈번해지면서 전방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가 한강 변 전 구간에 걸쳐 잔류해 있을 위험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 유형을 분석해 보면 집중호우가 끝난 시점에 사고가 집중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수차례 고양시에서 발견됐던 M14 지뢰의 경우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금속탐지기로도 탐색이 어려운 만큼 얼마나 유실돼 있는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유실지뢰 제거 작업이 지난 2021년 이후 중단돼 사실상 예방 대책은 없는 상태다. 지난 2021년 장항습지 지뢰 폭발 사고 이후 고양시가 국방부에 체계적인 지뢰 제거 작업에 대한 협의를 두 차례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유실지뢰로 인한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한강 변 일대 지뢰 주위를 경고하는 안내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한강 변 22㎞ 전 구간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해 만일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한강 장항습지 활용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장 지뢰 폭발 위험 때문에 시민들의 방문을 제한하고 있는 데다 민간 지뢰 제거 전문가를 투입하기 위한 법안도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행법에선 현재 지뢰 제거 작업은 군만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욱이 잇단 지뢰 폭발 사고 여파로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되던 한강 하구 철책 제거 사업 역시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한 고양시 등의 판단하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람사르습지는 희귀 동식물 서식지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습지를 말하며 람사르협회가 지정한다. 장항습지는 군사보호구역으로 오랜 기간 개방되지 않다 보니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선 24번째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았다. 고양시 관계자는 “한강 변에 유실지뢰가 어느 정도 있는지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당장 올여름에도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며 “군과 긴밀히 협의해 한강 변 장항습지 유실지뢰 수색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