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빅3 체제 공고화… 저가수주 탈피 시장 정상화 계기

■ 한화·대우조선 인수… 업계 지각변동 예고

HD현대·삼성重 경쟁 강화 채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함에 따라 조선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한화가 대우조선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새 판 짜기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이 친환경·자율운항 등의 경영전략으로 맞서며 치열한 경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발표를 접한 조선업계에서는 업계의 가장 고질적 과제였던 ‘저가수주’ 관행이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산업은행 관리에 있던 대우조선은 그동안 저가수주 경쟁을 주도하며 조선업계 내부에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특히 혈세를 지원받는 대우조선이 실적을 위해 해외에서 소위 밑지는 장사를 하자 다른 국내 업체들도 함께 가격을 낮춰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저가수주 출혈 경쟁을 끊고 시장을 정상화할 계기가 마련됐다”며 “저가수주 악재가 사라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K-조선’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빅3’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다만 대우조선이 한화를 등에 업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게 될 경우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따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이미 지난 2월 중대형 선박엔진 제작사 HSD엔진 경영권을 확보하며 조선 분야 수직계열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또 특수선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대우조선과의 시너지뿐 아니라 기존 사업과 연계해 친환경 선박 신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이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건조 중인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한화가 대우조선의 장기 방향성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풍력발전설치선,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신선종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