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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동거남 외도 의심해 폭행…대법원, 1·2심 판단에 잘못 없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8일 동거하던 남성을 호신 기구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A(여·33)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청주시 흥덕구 자택에서 함께 살던 지적장애 3급 B(사망 당시 31세) 씨를 베란다에 가둬두고 호신용 삼단봉을 여러 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B 씨의 시신을 베란다에 한 달 넘게 방치했다가 경찰에 자수했다.
A 씨는 B 씨가 외도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궁하면서, B 씨가 외도한 사실이 없음을 밝혔음에도 믿지 않고 동거하던 주거지 내에 감시를 위한 ‘홈 CCTV‘를 설치했다. 이후에도 A 씨는 계속해 B 씨에게 외도 사실 등을 추궁했으나 B 씨가 이를 부인하자 ‘지적장애인에 불과한 B씨가 자신을 임신시켰음에도 외도하고, 사사건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살인·시체유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난방과 영양 공급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폭행이 8일 동안이나 계속됐고,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말을 반복하였던 점까지 더해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아이를 임신해 아끼고 사랑해야 할 관계에 있는 피고인으로부터 가학행위를 당해 생을 마감하면서 피해자가 느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을 정도로 참혹하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몹시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징역 25년을 확정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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