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원전’ SMR로 글로벌 600조 시장 선점 나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인호(왼쪽 두 번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수출입은행 관계자들과 공동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제공

■ 한수원·무역보험공사, 미국 기업과 기술협력·사업개발

한수원, SK·테라파워 협약
나트리움 실증로 기술 접목
4세대 SMR시장 진출 노려

무보, 홀텍과 기술·금융협력
영국·체코·인니 등 시장 개척

한국수력원자력·한국무역보험공사(K-SURE)가 굴지의 미국 원전기업들과 손잡고 ‘미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제3국 진출에 나선다. 미국의 우수한 설계 능력과 우리의 뛰어난 제작, 운영·관리, 금융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경우 2035년 최대 600조 원대로 추산되는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개최된 ‘한·미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는 미국 기업들과 우리 공기업들의 SMR 분야 양해각서(MOU)가 다수 체결돼 주목받았다. 대형 원전의 10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SMR은 ‘꿈의 원전’으로 평가받는다. 공장에서 모듈화해 운송·조립만 하면 돼 경제성이 뛰어난 데다 입지 제한 없이 도시, 공단, 광산, 섬, 사막 등 필요한 곳에 설치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수소생산, 물류혁명, 우주탐사까지 쓰임새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창양(왼쪽 세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황주호(네 번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테라파워와 SMR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

우선, 한수원은 SK·SK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만든 SMR 개발사 테라파워와 협약을 맺었다. 향후 테라파워와 전략적 협력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으로, ‘4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듐고속로(SFR) 노형인 테라파워의 나트리움(NATRIUM) 실증로, 해외 후속로 등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리게 될 전망이다.

테라파워는 SMR 중에서도 차세대 SMR 상용화 기술 중 하나인 SFR 노형의 대표 개발사다. 4세대 SMR 개발사 중 상대적으로 빠른 상용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증로 프로그램 등 미국 에너지부(DOE) 지원과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민간 투자자들을 통한 안정적인 펀딩 능력이 강점이다. 이미 다양한 사업파트너사를 확보한 상태로 2030년까지 와이오밍의 장기가동 석탄발전소 부지에 첫 실증로 나트리움 원전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이번 협력을 통해 향후 4세대 SMR 시장에 적기 진출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SMR 사업 개발 역량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협약은 한수원이 4세대 SMR 시장에 발을 내딛는 중요한 전기”라며 “아직 협력 초기 단계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40여 년간 한수원이 국내외 원전 운영 및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SK, 테라파워사와 함께 상호 발전하는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SK 및 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와 SMR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고 테라파워의 나트리움 등 4세대 원전 개발에 함께 나선다. 사진은 테라파워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나트리움 조감도. 테라파워 홈페이지

K-SURE(한국무역보험공사)는 현대건설과 함께 미 원전 가치사슬(밸류체인)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협업하기로 했다. K-SURE는 양국 차세대 원전 선두기업 간 기술적 협력에 금융으로 힘을 보탠다는 구상이다. 홀텍은 SMR 자체 개발 모델과 원전 해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협업으로 세 기관은 차세대 원전산업 전반의 프로젝트 공동 발굴에 나선다. 특히 K-SURE는 금융지원으로 공동 사업과 프로젝트 수주에 추진력을 더한다. 이를 위해 △SMR·원전 해체·사용후 핵연료 저장 등 원자력 산업 주요 분야 사업기회 발굴 △금융·기술·건설 등 다각적인 정보 공유 △신시장 개발 및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무역보험 지원 등에 각 기관이 협력한다. K-SURE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차세대 원전산업 경쟁력 강화, 미국·영국·체코·인도네시아 등 해외 원전 시장 개척 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인호 K-SURE 사장은 “새로운 수출성장 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선제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혁신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