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주민들 “산동면 일대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하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 구례군은 지난 3월 23일 군청에서 ㈜피아웰니스·㈜삼미건설과 구례온천CC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구례군청 제공

2일 기자회견 열고 전남도 특별감사와 감사원 감사 촉구


무안=김대우 기자



최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일대에서 골프장 조성을 위한 대규모 벌채사업이 진행된 것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이 전남도의 특별감찰과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과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과거 지리산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가 지역주민의 반대로 좌초된 산동면 좌사리 일원에서 최근 다시 골프장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 지역은 지리산국립공원에서 겨우 170m 떨어져 있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2 등급 수달과 삵, 담비 등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는 천혜의 보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례군이 생태계 보전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서둘러 허가를 내줬고 허가지 외 지역에서 무단 벌채 등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으나 방관하고 있다"면서 "구례군의 엉터리 행정이 대규모 벌채로 인한 산림파괴와 섬진강 오염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불법적인 벌채사업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구례군과 시행사의 불순한 골프장 업무협약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례군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초와 3월초 2차례 좌사리·관산리 인근 산 16개 필지 소유자들이 21ha에서 소나무 1만600여 그루를 베겠다고 벌채신고를 해와 규정에 따라 허가를 내줬다"며 "골프장 조성사업은 아직 허가도 나지 않은 사항이라 이번 벌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난달 말 해당 필지 소유자들이 벌채를 완료한 결과 당초 요청했던 것보다 많은 벌채가 이뤄져 현재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불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례군은 산동면의 온천지구 활성화를 위해 1000억 원을 들여 관산리 일대 150만㎡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23일 시행·시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협약 당시 김순호 구례군수는 "산동면에 조성될 골프장은 지리산정원, 구례수목원 등 인근 관광 자원과 연계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침체된 산동 온천 지구를 살려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