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외국인근로자에 마약 퍼져… 해경, 15명 검거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이민자
클럽·주점서 파티 벌이며 복용

통영=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남해안 양식장과 어선, 조선소 등에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마약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해양경찰서는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을 유통·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불법체류자 A(28) 씨 등 7명을 구속하고, 투약한 B(여·22) 씨 등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통영해경은 이들로부터 엑스터시 304정, 케타민 11.5g 등 650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검거된 15명은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9명)와 결혼이주여성(5명), 합법 체류자(1명) 등이다. 구속된 마약 유통·판매책 7명 중 5명은 불법체류자이며 2명은 결혼이주여성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은 국적취득 후 이혼한 뒤 마약 유통·판매에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약자 8명은 남해안 연근해 어선 선원 3명, 양식장 인부 1명, 접대부 3명, 유학생 1명 등이다.

통영해경 조사결과 대구에서 활동하는 상위 유통책이 김해·부산지역 중간판매책에게 마약을 공급하고, 중간판매책은 거제 일대 하위 판매책에게 점조직으로 엑스터시·케타민 등을 공급해 노래주점, 외국인 전용 클럽 등에서 선원·양식장 인부·조선소 용접공 등에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유입경로는 국제우편과 이혼한 귀화자들이 베트남을 드나들며 들여온 것으로 해경은 파악했다.

검거된 외국인 마약사범이 모두 베트남인인 것은 이들이 외국인전용 클럽이나 노래주점 등에 모여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있어 파티를 하며 마약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영해경은 지난해 12월에도 고성군에 있는 베트남 유흥주점 등에서 ‘마약파티’를 즐긴 외국인 선원 2명 등 4명을 검거했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외국인 마약범죄는 불법 체류자들이 점조직 형태로 유통·판매하고 있어 적발하기 쉽지 않다”며 “증가하고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마약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이 지난 5년간 검거한 마약범죄 단속 건수는 총 2155건(1145명)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단속 건수는 2018년 90건(81명)에서 2020년 412건(322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962건(294명)이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