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진상에 성남도공 배제요청’… 검찰, 김인섭 공소장에 적시

‘이재명 백현동 배임 혐의’ 구체화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청탁 대상으로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전 대표를 기소하면서 정 전 실장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배임 혐의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전날 김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대표가 백현동 개발을 맡은 민간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의 청탁을 받고 정 전 실장에게 당초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배제를 요청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 전 대표가 임대주택 비율 축소 등도 정 전 실장에게 요청한 사실도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인사로 이 대표의 측근 으로 꼽힌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청탁을 받은 정 전 실장과 이 대표가 편의를 봐주고,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5년 본격화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 사업은 이례적으로 4단계(자연녹지→준주거지)로 토지 용도 변경이 이뤄지고, 성남도공이 배제돼 민간 업체가 3000억 원가량의 이익을 독식했다. 성남시는 인허가 특혜도 제공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으로부터 “2015년 말 개발 참여가 논의되던 성남도공이 갑자기 배제돼 경위를 묻자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성남도공은 참여 안 하기로 했는데 몰랐냐.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사건에 관련된 성남시 전·현직 공무원들을 차례로 소환하고 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