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수렁’에 빠진 지구촌, 이민 문턱 낮추고 여성·노인 근로 장려[문화미래리포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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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미래리포트 2023 - 인구, 국가 흥망의 열쇠
(2) 인구 감소에 국가경쟁력 위기

노동생산성 끌어올리기 안간힘

영국, 고숙련 기술자에 취업 비자
독일, 정년 67세로 연장계획 추진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은 여성·노인의 경제활동을 장려하고 이민 장벽을 낮춰 인구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또한 로봇 도입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출산율 하락 방어를 위해 다양한 출산 지원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를 분석한 결과, 인구 감소·고령화 문제에 맞닥뜨린 OECD 국가들은 △여성·노인 노동참여율 제고 △생산연령인구 확충 △생산성 제고 등 3가지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먼저 여성·노인의 노동참여율을 높이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OECD 주요국들은 법적 정년을 늘렸거나 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독일은 2011년까지 65세였던 법적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은 2011년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 OECD 국가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도 2000∼2020년 사이 약 4.6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OECD 각국이 출산·육아휴직 확대, 다양한 보육 지원, 양성평등 노동시장 환경 구축 등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든 덕분이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여성들이 일할 때 결혼과 출산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OECD 국가들은 30∼64세의 핵심노동연령대 인구 확충을 위해 이민 유입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현재 고숙련 노동자 위주로 전문 취업 비자를 발급해주는 등의 이민 정책을 펴고 있다. 프랑스는 1945년, 독일은 1955년부터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도 2030년 이후론 외국인 인구가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어느 분야의 이민자를 받을지, 대우는 어떻게 할지 등 이민 정책을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OECD 국가들은 2000년대 이후 떨어진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생산 및 서비스의 자동화에도 나서고 있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운용 중인 산업용 로봇은 301만5000단위로 2010년에 비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령화 진행속도가 빠른 일본, 우리나라, 독일, 이탈리아 등의 산업용 로봇 설치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권승현·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