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백현동 의혹’ 김인섭 고향 후배 성남시 공무원 소환…이재명 배임 수사 본격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피의자 신분 현직 성남시 공무원 조사…김인섭 고향 후배
성남도공에서 백현동 업무 담당한 현직 처장도 참고인 소환 조사
백현동 특혜 의혹 본류인 이재명·정진상 배임 혐의 본격화
성남도공 배제·인허가 특혜 제공과 ‘검사 사칭’ 재판 위증 연관성 주목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인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고향 모임 후배이자 백현동 개발 실무를 맡았던 현직 성남시 팀장 A 씨를 소환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 김 전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배임 혐의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전날 김 전 대표 고향 후배이자 백현동 개발이 추진되던 2015년 당시 도시계획과 팀장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A 씨는 김 전 대표의 ‘팔영회’(전남 고흥 출신 모임) 후배로 성남시에서 백현동 개발 실무를 맡으며 김 전 대표로부터 각종 부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백현동 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하지 않고 민간 개발업자가 이익을 독점하도록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팀은 A 씨 조사를 시작으로 백현동 개발 시 성남도공 배제와 임대주택 비율 축소 등 각종 인허가 특혜 의사 결정이 성남시 내부에서 어떻게 이뤄졌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사팀은 당시 성남도공에서 백현동 업무를 담당한 처장 B 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B 씨는 성남도공 의사와 상관없이 백현동 사업에서 배제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는 정 전 실장을 거쳐 이 대표로 향할 전망이다. 수사팀은 지난 2일 김 전 대표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대표가 백현동 개발을 맡은 민간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의 청탁을 받고 정 전 실장에게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던 성남도공 배제를 요청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공소장에 김 전 대표가 임대주택 비율 축소 등도 정 전 실장에게 요청한 사실을 기재하고, 지난 2014년 5월 성남시장 재선에 나선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 임차료를 대납했다는 내용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대표가 김 전 대표에게 인허가 특혜 등을 제공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도움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인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사건’을 취재하던 KBS PD와 모의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을 상대로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2018년 이 대표는 경기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방송사 PD가 검사를 사칭했고 나는 사칭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김 전 시장의 비서 출신이자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김 전 대표와 공범인 김모 씨는 2019년 2월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김병량 전 시장 측이 이 대표를 사칭 주범으로 몰아가기 위해 PD 고소는 취하하자고 했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했다. 수사팀은 김 씨가 이 대표로부터 재판에 나와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는 연락을 수 차례 받고 위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