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의무화에도… 5년간 접종위반 962건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5 11:46
  • 업데이트 2023-05-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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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항체 형성률’ 기준 80%
청주·증평 확진농가 4곳 미달
보관 부주의·적정량 투입 어겨
“농가방역관리 허술” 지적 제기
일각 “소용없는 물백신” 주장도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청주=이성현 기자, 박정민 기자

충북지역을 중심으로 4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최근 수년 동안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0∼2011년 전국을 휩쓴 구제역 파동 이후 소·돼지 등의 항체 형성률을 높여 집단 면역을 구축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으나 접종을 소홀히 해 적발된 건수가 최근 5년(2018∼2022년) 사이 1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의 한우 농가들도 백신 항체 형성률이 대체로 낮은 것으로 조사돼 농장주의 엄격한 자가 백신 접종 등 방역 관리가 허술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구제역 백신 접종 위반(항체 형성률 기준치 이하)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2018년 214건, 2019년 402건, 2020년 165건, 2021년 93건, 2022년 88건 등 5년 사이 총 962건으로 집계됐다. 과태료 부과 건수가 유독 많은 2019년은 구제역이 발생한 해였다. 올해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항체 형성률을 철저히 조사하기로 해 위반 사례는 다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 위반에 따른 과태료는 소 80% 미만, 번식돈·염소 60% 미만, 비육돈 30% 미만이면 부과한다. 종업원 부주의·태만, 백신 보관 미흡 등으로 대체로 항체 형성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여 마리 돼지를 사육 중인 경북의 한 양돈농가는 백신을 접종했지만 비육돈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경북도는 이 농가는 종업원이 바뀌면서 백신 적정량을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0∼14일 사이 구제역이 확진된 청주(1∼5건)와 증평(1건)의 한우 농가 중 한 곳은 접종일을 이틀 앞두고 확진돼 미접종 상태였고 4곳의 확진 한우 농가는 법적 기준인 80%에 못 미치는 각각 76.5%, 62%, 32%, 24%로 나타났다. 다만 1개 한우 농가는 항체 형성률이 100%인데도 확진돼 일각에서 ‘물백신’ 논란도 일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확진되는 사례가 있듯이 구제역 항체도 형성 수준이 달라서 그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전날 20시부터 15일 20시까지 24시간 동안 발생지역인 청주·증평과 그 인접 시·군(대전·세종·음성·진천·괴산·보은·천안) 소 사육농장과 관련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구제역은 2019년 1월 충북 충주(2건), 경기 안성(1건)에 이어 4년 4개월 만에 발생했다. 앞서 2010년 11월에는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이듬해 5월까지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로 인해 소, 돼지 등 가축 347만여 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국내 축산업이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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