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우크라戰 변곡점…한국 기여 높일 때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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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침략 15개월 만에 러시아 비틀
1948년산 구형 전차까지 동원
우크라軍 대반격 초읽기 돌입

한국은 포탄 생산량 세계 최고
러 의식해 정의 저버려선 안 돼
재건사업 참여 위해서도 필요


15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변곡점을 예고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부터 무기 지원과 훈련을 받아 수십 개 전투여단을 창설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기세 좋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도 가진 무기를 다 소모하고, 서방의 제재로 추가 생산이 원활치 않아 무척 힘겨운 모습이다. 북한에서도 2선급 전차로 취급받는 T-62 전차가 등장한 건 오래됐고,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1948년산 T-54 전차가 전선에 등장할 정도니 러시아의 무기 부족은 숨길 수 없는 상황이다.

전쟁은 화력 싸움이다. 이오시프 스탈린이 “현대전의 신은 포병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공산권 출신 군대는 포병 화력을 중요시한다. 그런데 러시아군은 그 중요한 야포가 부족해 1960년대에 퇴역한 포를 꺼내오고, 포탄이 부족해 소총수만 전장에 밀어 넣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발표 기준으로 최근 8일간 러시아군의 야포 127문과 다연장로켓 8문이 격파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대공세 전 여건 조성 작업에 들어가며 러시아군 포병을 집중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도 포탄 부족은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화력의 수적 부족을 정밀도로 커버해 왔다. 서방 국가들이 계속 지원해 주고는 있지만, 전장에서는 항상 부족을 호소한다. 유럽연합(EU)은 100만 발의 포탄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나서 EU 자금으로 지원하는 포탄인 만큼 오래 걸리더라도 EU에서 생산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버티는 바람에 아직 지원 시작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는 한국을 주시한다. 포탄 생산량도 세계 최고다. 현재 연간 미국의 155㎜ 포탄 생산량은 17만 발, EU는 30만 발이다. 그러나 한국은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나서기만 하면 우크라이나는 즉각 화력 우위에 나설 수 있다. 곡사포탄뿐 아니라 전차포탄도 세계 최강이다. 특히, 독일 등 몇 나라가 지원하는 레오파르트1 전차는 105㎜ 주포를 사용해서 공격력이 빈약하고, 퇴역한 지 오래된 전차여서 105㎜ 전차포탄도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도 105㎜ 포를 장착한 K-1 전차를 1027대나 운용 중인 한국은 105㎜ 전차포탄을 꾸준히 개발해 120㎜ 포탄에 필적하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량도 많다. 한국은 그야말로 게임체인저급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가 비인도적인 전쟁 행위를 계속한다면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계속 민간 아파트와 마을에 미사일과 포탄을 쏟아부으며 민간인을 살상한다. 명분은 충분하다. 이번 전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 국가 간의 신냉전 구도는 명확해졌다. 중립은 허용되지 않을 정도다. 6·25 때 우리를 도와준 국가 상당수가 나토다. 그들에게 우리가 같은 자유민주주의의 진영임을 보여줘야 한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이 아쉬워서 정의를 외면한다면,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대립을 감수하고 우리를 도와줄 나라가 있겠는가?

우리 육군이 보유한 러시아제 무기 T-80U 전차와 BMP-3 전투장갑차, 메티스M 대전차미사일, 이글라 지대공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내일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무기다. 이런 무기들과 포탄을 공급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미국은 개전 이후 현재까지 369억 달러(약 49조4000억 원), 영국은 57억 달러(7조6300억 원)를 지원했다. 독일은 57억 유로(8조2800억 원), 일본은 61억 달러(8조1600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무기 지원은 하지 말자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를 주장한다. 지난 3월 23일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은 4110억 달러(550조1600억 원)다. 이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전후 신무기 구매도 엄청날 것이다. 도움을 주지 않은 국가에 이권을 줄 리 없다. 당당히 자유민주주의의 일익임을 과시하며 나설 때 대한민국의 높아지는 위상과 함께 부수효과가 동반된다. 세계인에게 세계 최강·최대 포탄 생산국의 위엄을 보여주자. 이번 주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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