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인구유입 과부하?… “컨테이너서 치안업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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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인구 14만2000명 늘어
5대범죄 발생건 도내 최다 불구
경찰서 1곳뿐… 행정공백 커져
죽백동 신청사 착공도 지지부진

평택=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지난해 기준 합계 출산율 0.78명을 기록하면서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으로 비상이 걸려 있는 가운데 ‘신흥 도시’인 경기 평택시가 외부 인구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몸집을 급격히 불려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치안이나 행정 수요는 이러한 도시 팽창 속도와 범죄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령 경찰서의 경우 수년째 컨테이너 박스와 가설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16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평택 지역 인구는 2013년 44만2034명에서 올해 4월 기준 58만4126명으로 10년 새 14만2092명이 늘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 현덕지구 등 잇단 개발과 삼성전자 고덕신도시 입주 등 인구 유입 호재가 겹치면서 점점 인구가 불고 있다.

도시의 양적 팽창은 치안 및 행정 수요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3월 평택에서 발생한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는 1523건으로 경기도 안에서 가장 많았고 112신고건수(3만8627건)와 교통사고(755건) 역시 도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치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지역의 치안은 평택경찰서 1곳이 담당하고 있는데 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경찰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경찰서 건물에는 사무 공간이 없어 교통조사, 마약 수사 등 일부 부서가 컨테이너 박스와 가건물을 사무실로 쓰고 있는 형편이다. 1989년에 준공돼 100명도 안 되는 경찰관이 근무하던 청사의 증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죽백동 일원에 지하 1층∼지상 6층(연면적 1만2817㎡) 규모로 평택경찰서 신청사를 지어 이전을 계획했는데 이마저도 지연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상반기에 착공해 올해 하반기에 건물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아직 첫 삽도 못 떴다. 지하 주차장을 1층 더 파야 하는데 설계 변경 절차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덕신도시에 조성 중인 고덕면 여염리 4249의 1 일원(고덕국제신도시) 지하 1층∼지상 5층(연면적 1만818㎡)의 평택북부경찰서도 2018년 신설이 확정됐으나 원자재값 상승과 사업계획변경으로 내년 4월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구청 신설 시기도 묘연하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 인구가 50만 명을 넘을 경우 행정구를 둘 수 있지만 정부가 행정구 신설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시 역시 2019년 이후 인구 요건을 갖췄는데도 송탄지역에 출장소를 두는 선에서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시에 접수되는 생활환경 민원은 연간 평균 1000건 수준으로 축사나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 공해와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 등에 대한 민원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주민 수에 맞게 공무원을 계속 충원하며 민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