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수억 뜯은 건폭에 ‘범죄집단조직죄’ 첫 적용

경찰, 건설 노조원 7명 구속
수도권 14곳 돌며 갈취 혐의

수원=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수도권 일대 건설 현장을 돌며 불법 행위를 빌미로 건설업체를 협박해 수억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건설현장 폭력 행위 특별단속 처음으로 ‘범죄집단조직·가입죄’가 적용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강력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로 A 노동조합 소속 B 본부장 등 조합원 10명을 검거하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B 본부장을 중심으로 금품 등을 갈취하기 위해 조직적인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현장 폭력 행위 최초로 형법상 범죄집단조직·가입죄를 추가 적용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수도권 건설현장 14곳에서 장기간 집회를 개최하거나 안전기준 위반 신고를 빌미로 협박해 1억7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 노조 소속 부본부장인 C 씨와 D 씨는 지난 2017년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폭행, 협박 등 불법행위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 건설 현장에서 30년 이상 종사해온 B 본부장과 힘을 합쳐 지난 2020년 A 노조라는 집단을 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작위로 범행 대상 건설현장을 선정하고 범행을 통해 갈취한 수익금을 각자의 직급에 따라 차등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금품 갈취 목적으로 집단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C 씨 등 조직 폭력배들이 개입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갈취, 협박 등 건설현장에서의 폭력 행위를 척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