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굴뚝산업 대신 ‘2차전지’… 체질개선 시동거는 울산[로컬인사이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원들이 ‘2차전지 산학연구센터’ 내 합성소재 실험실에서 차세대 2차전지 전극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UNIST 제공

■ 로컬인사이드 - 2030년까지 10.3조 투자… 첨단산업도시로 재도약

석유화학 · 자동차 · 조선 힘 잃자
산업연계성 높은 ‘2차전지’주목

삼성SDI 시작으로 대규모 투자
고려아연 · 후성 등 공장 조성중

UNIST · 울산테크노파크 등
우수한 인적 · 물적 인프라 강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산업도시 울산이 전통 제조업인 굴뚝 산업에서 벗어나 2차전지 위주의 첨단산업으로 체질 개선에 도전한다.

울산은 1970년대 이후 석유화학·자동차·조선산업 등 전통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국의 경제 발전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산업생태계의 변화로 이들 주력산업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새로운 지역 성장동력으로 2차전지산업을 선택하고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의 주력산업은 더욱 고도화하면서, 2차전지를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시는 울산의 2차전지 산업이 이미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차전지 원소재 및 소재와 연관이 있는 비철과 화학산업 등 전방 산업부터 2차전지를 활용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의 친환경 스마트선박 등 후방 산업까지 울산의 주력 산업과 높은 연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세계적인 전지제조업체인 삼성SDI의 2009년 ‘자동차 중대형 전지 공장 건립’을 기점으로 기업들의 2차전지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보고 있다.

울산에는 현재 고려아연이 1조 원을 들여 고에너지밀도·차세대리튬 2차전지 양극 원소재 및 전해동박공장을, 후성이 1200억 원을 투자해 고에너지밀도 리튬 2차전지 전해질 생산공장을 각각 조성 중이다. 또 코스모화학은 양극 원소재 생산공장(405억 원)을, 에스엠랩은 양극 소재 생산공장(650억 원)을 짓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까지 울산지역 내 2차전지 관련 투자는 3조5000억 원이 이뤄지고, 2030년까지는 10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혁신연구기관의 인적·물적 인프라도 울산 지역 2차전지 산업 육성의 핵심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원이 분석실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UNIST 제공

울산에는 현재 ‘2차전지 산학연구센터’와 우수한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국 최대 규모의 원천기술연구 지원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국 최대 기업지원 장비 활용률을 보이고 있는 울산테크노파크 등의 우수 연구기관이 있다. 이들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2차전지 관련 장비만 132대에 이르고, 여기에 투자된 금액도 1864억 원이다.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부의 ‘차세대 배터리 파크 조성사업’과 연계한 ‘차세대 2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도 구축 중이다. 차세대 2차전지는 기존 상용 2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 등이 가진 화재·폭발 위험성을 극복하고 고성능, 고안전, 경량, 친환경을 실현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시는 또 2차전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지역 내 57개 기업과 UNIST, 울산대 등 4개 대학 및 울산테크노파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11개 2차전지 연구·지원기관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연합체를 구성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울산 2차전지 산업 발전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2차전지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2차전지산업 육성·지원 조례’ 제정도 추진 중이다.

울산시는 이 같은 지역의 2차전지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말 공모한 ‘국가첨단전략산업 2차전지 특화단지’에 신청했다. 대상 지역은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지역 내 10개 산업단지와 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77.92㎢다. 신청서에는 산단 특성에 따라 전지분야, 코어지구, 협력지구, 소재지구로 구분해 세계적인 고에너지밀도·차세대 리튬 2차전지 도시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은 조선산업 세계 1위, 자동차와 화학산업 세계 5위라는 세계적인 산업도시로서, 기존 주력산업과 연계해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하기에는 최적의 도시”라며 “울산이 2차전지 특화단지에 지정되면, 타 시·도와 차원이 다른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2차전지 산업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