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회계보고서 제출, ‘10억 사업자 → 3억’ 강화 추진

정부, 보조금법 추가개정 검토

오는 6월 말부터 외부 검증을 받는 보조금 사업 기준이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된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에 대한 회계 감시가 강화되는 것으로, 검증대상도 9079개에서 총 4만411개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13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민간보조사업 정산보고서 외부 검증 대상을 보조금 총액 3억 원 이상에서 1억 원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처럼 기준을 낮출 경우 외부 검증 대상은 4배 이상 규모로 늘어난다. 지난해의 경우 3억 원 이상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은 모두 9079개였다. 이를 1억 원 이상으로 낮추면 대상이 4만411개로 늘어난다.

이번 개정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투명성 제고 방안’ 이행을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정부는 민간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낭비 요인을 차단하고 부정 수급을 통한 재정 누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등에 대한 회계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회계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을 현행 10억 원 이상 보조사업자에서 3억 원 이상으로 낮추는 보조금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고보조금은 올해 본예산 기준 102조3000억 원 규모다. 민간보조는 전체 보조금의 18.8%(19조2000억 원), 자치단체보조는 81.2%(83조1000억 원)를 차지한다. 2016년 61조4000억 원 수준이던 국고보조금은 2017년 59조6000억 원, 2018년 66조9000억 원 등으로 매년 늘었다. 2021년 97조9000억 원까지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 102조3000억 원으로 100조 원대를 돌파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올해 평가 대상이 된 국고보조사업 278개 사업 중 11개 사업을 즉시 폐지하고, 22개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는 등 176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오은실 기획재정부 국고보조금부정수급관리단장은 “국고보조금에 대한 회계 부정 문제도 강력히 대처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도적 미비점을 발굴·개선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을 근절하고 재정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