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제’ 사고파는 학원·출제자… 수능 ‘사교육 카르텔’ 뿌리뽑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돈줄 된 ‘킬러문항’ 국민의힘과 정부가 19일 당정협의를 갖고 수능에서 ‘킬러 문항’의 출제를 배제하고 출제 기법을 고도화해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최상위권 킬러(문항) 분석’ 등을 앞세운 광고 문안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출제위원 대입학원에 취업
모의고사로 킬러문항 유통
정부‘불공정 결탁’ 정조준

정부가 20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회 출신 인사 등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형 입시학원에 문제를 판매하고 이 같은 문제가 수험생들에게 모의평가를 통해 유통되는 구조를 ‘사교육 카르텔’로 규정하고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수험생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사교육 카르텔이 근절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능 출제위원 출신 인사를 포함한 교육계 인사들과 대형 입시 학원 사이의 카르텔을 끊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이는 교육 관심도가 높은 학부모의 최대 불만사항”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 발표대로 2024년도 수능에서 초고난도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는 선에서 더 나아가, 그 같은 문항에 대비가 가능했던 특정 학원가의 문제 유통 구조 자체를 들여다보고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치동 소재 A와 B 두 학원을 사교육 카르텔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교육 교과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가 제때 이행되지 않았던 배경에는 수능 시험 변별력 확보를 명분으로 교육계에 사교육 카르텔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킬러 문항 출제가 오랜 관행으로 여겨졌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아예 몇몇 학원의 경우, 수능 출제위원 출신 인사가 취업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 문항당 50만∼1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문제들로 구성한 모의평가가 수능에서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되면서 사교육이 비대한 성장을 이뤘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새로 출제위원으로 선임된 이들이 학원가에 있는 이들과 이미 인맥으로 엮여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비판이 거센 만큼 관련 대책을 보완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1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27일 사교육 경감 대책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공교육 강화 방향과 불법 사교육 근절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종민·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