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사르마트’ 전투 투입 예고…‘핵탄두 10기 장착’ 차세대 ICBM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실전배치 및 전투 투입을 예고한 러시아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의 발사대 모습. 트위터 캡처

푸틴, 5년 전 직접 최신무기 ‘사르마트’ 발표
핵탄두 최대 15기 탑재…사거리 1만km 이상
서방언론 "푸틴의 핵 위협, 국제적 비난 초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측이 핵무기 위협을 수 차례 언급해 온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마트’(Sarmat)을 실전배치해 전투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르마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8년 국정연설을 통해 직접 공개한 전략무기들 중 하나로 핵탄두를 최대 10기까지 장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이다.

독일 dpa통신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크렘린궁 연설에서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매우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 군대의 역량을 계속 증진시킬 것"이라며 첫 번째 사르마트 ICBM 발사대가 가까운 시일 내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여기(군 역량 증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 군사 안보와 세계 안정을 핵심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며 "육해공에서 발사할 수 있는 3대 핵 전력 개발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핵전력은 핵탄두를 운반하는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핵폭격기를 의미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관해 "전략 미사일 부대와 편대 절반 정도가 이미 최신 ‘야르스’(Yars)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장병들은 극초음속 첨단 탄두를 장착한 현대식 미사일 시스템으로 다시 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야르스 역시 다탄두 탑재 ICBM으로서, 과거 단일 탄두 탑재형 ICBM인 ‘토폴-M’의 성능을 개량·발전시킨 것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사관학교 졸업생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또 dpa통신은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이날 사관학교 졸업생들과 가진 행사에서 러시아의 핵전력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해당 행사에서도 사르마트가 조만간 실전에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사르마트의 실전배치는 올해 말 안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dpa는 전했다.

사르마트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의회 연례 국정연설에서 처음 그 개발과 존재를 공개한 차세대 전략핵무기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극초음속미사일 ‘킨잘’과 핵추진 수중 드론 등 차세대 전략무기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사르마트는 10기의 핵탄두를 탑재한 채 1만km 이상 비행한 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탑재 가능한 핵탄두 수가 최대 15기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4월 20일 사르마트 첫 발사에 성공했다. 첫 발사 성공 당시 푸틴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이 독특한 무기는 우리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위협으로부터 러시아의 안보를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을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당초 사르마트를 같은 해 가을쯤 실전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계획보다 실전배치가 지연된 것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사르마트 실전배치 예고에 dpa통신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은 여러 차례 국제적 비난을 불러일으켰다"며 "러시아는 올해 초 핵무기 감축에 관한 미국과의 마지막 주요 협정인 ‘뉴 스타트’ 조약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