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금태섭에 조국까지?…‘무당층 30%’에 힘 받는 ‘제3지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 뉴시스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에 피로감을 느낀 ‘무당층’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정치권 내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오는 26일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어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금태섭 전 의원도 오는 9월부터 창당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의원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대회에는 창당 발기인과 지지자 등 2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전국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고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의석 확보에 관한 목표는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양 의원은 지난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양당이) 희망이 아닌 절망만 주고 있다"며 "(양당 정치가) 나아진 게 없다. 공수만 바꿔 가며 정치를 퇴행시키는 상황을 국민이 보고 있다"고 창당 취지를 밝혔다. 양 의원은 "오랫동안 연구하고 개발했고, 새로운 정당을 선보이기 위해 많은 분의 조언도 들었다"며 "세계 최고의 신기술을 론칭하는 기분"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반면 금 전 의원은 ‘수도권 중심의 30석 정당’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오는 9월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성찰과 모색)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었으며, 다음 달 4일에는 광주에서 ‘문제 해결 중심의 생산적 정치를 위한 성찰과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금 전 의원과 함께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존 정치인 세력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만 한국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은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의원과 조성주 전 정책위부의장 등 신진 세력이 주도하는 모임인 ‘세 번째 권력’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설은 지난 16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의) 무소속 혹은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구는 광주"라고 언급하면서 제기됐다. 조 전 장관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자신의 SNS에 "‘길 없는 길’을 가겠다"고 거론한 점도 신당 창당설에 힘을 보탠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무당층이 30%에 육박하는 점이 신당 창당 움직임을 자극하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18세 이상 1000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무당층’은 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치 지형과 별개로 과거 정치권에서의 사례를 돌이켜볼 때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같은 대통령제에서 신당이 성공하려면 유력 대권 후보와 지역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입국 이후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가 돌이킬 수 없는 싸움을 할 경우 신당이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아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