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통제되고 전남 뱃길 막혀… 위기경보 ‘주의’ 격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산책로 침수 위험 장맛비가 내리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이 산책로 침수 위험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전국이 장마 영향권

중·남부 ‘호우특보’ 후 해제
국립공원 66개 탐방로 통제
대구 담벼락 무너져 주민대피
창원 아파트 승강기 9명 고립

민정혜 기자, 광주 = 김대우·대구 = 박천학 기자

지난 25일부터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 제주를 시작으로 26일 중·남부 지방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어가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곳곳이 통제되고 거센 풍랑 탓에 목포∼홍도 등 일부 항로가 막혔다.

중·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내려진 호우특보가 26일 오전 11시 기준 모두 해제되며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3시부로 가동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물론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한 위기경보 수준도 유지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중대본 호우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명·재산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27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천둥·번개·돌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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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5일 오후 10시 5분쯤 대구 달서구 두류동 한 주택(맨션)의 3m 축대 위에 있는 5m 높이 담벼락이 무너져 주민 29명이 추가 붕괴 우려로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길가에 주차된 차량 4대가 담벼락 잔해에 깔려 파손됐다. 이 주택은 1979년에 건축된 5층짜리 1개 동 16가구 규모의 건축물이다. 경찰·소방·행정당국은 붕괴사고 원인 분석과 추가 붕괴 가능성을 조사,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강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26일 오전 6시 27분쯤 부산 소재 신녹산 변전소 모선 고장으로 경남 창원지역 아파트에 일시 정전이 발생해 승강기(15건)에 고립된 9명이 소방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변전소 정전은 장마로 인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북 상주시에서는 침수 우려로 1가구(1명)가 마을회관으로 사전 대피했다.

25일 오후 11시 호우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 삼각봉 202.5㎜, 성판악 190.5㎜ 등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 제주의 경우 가로수 안전조치 2건 외에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 폭우와 강풍으로 운항 차질을 빚었던 항공기도 현재 정상 운항 중이다. 26일 오전 3시 30분부터 전남 나주시에 시간당 60.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광주·전남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렸지만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호우특보도 대부분 해제됐다.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서울에선 현재 청계천, 성북천, 정릉천, 우이천 등 4개 하천의 산책로와 진입로의 시민 출입을 막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10시부터 보강 근무를 발령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리산국립공원 등 2개 국립공원의 66개 탐방로가 통제됐다.

풍랑이 거세 목포∼홍도, 인천∼백령도 등 28개 항로가 막혀 배 39척도 발이 묶였다. 세월교 2개소(전북 2개), 해안가 3개소(경북 3개), 하천변 산책로 3개소(부산 2개, 포항 1개), 둔치 주차장 7개소(전남 2개, 전북 2개, 충북 1개, 경북 2개) 등도 각각 통제됐다. 입산이 금지됐던 전남 보성군 일림산은 통제가 풀렸다.

중대본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반지하 주택, 지하주차장 등 지하 공간 내 침수가 발생하면 즉시 통제하는 것을 물론 신속하게 대피하고 장애인 가구나 홀몸 어르신 등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민관이 협력해 신속한 대피가 가능토록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