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원자로’ 부터 ‘전력거래’ 까지… 에너지 신사업으로 불황 뚫는다[Build Up Korea]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모델 설계를 통해 미국 원전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원전해체부지 오이스터 크리크에 첫 도입 예정인 SMR-160 모델의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 Build Up Korea - 건설업 패러다임 바꾸는 현대건설

160㎿ SMR 안전·상업성 입증
국내기업 첫 美 원전 해체 참여
신재생에너지 전력중개도 진출

한수원과 수소사업 MOU 체결
부안에 수전해 생산기지 구축중
저장·운송 기본설계 역량 강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허브 추진
스마트시티 경쟁력 확보에 총력

국내외 경기침체 속에 건설업계 앞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시장도 지방의 경우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에 건설사들은 ‘혁신 없이 생존 없다’는 각오로 기존 건설업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신산업으로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건설 분야에서도 세계로 영역을 넓히고 신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빌드업 코리아 2023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 가기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전환 신사업 △해외 사업 확장 △미래기술 개발 등을 3대 축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건설업계 위기의 파고를 넘고 K-건설의 미래를 선도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원전, 수소 플랜트, 재생에너지 전력거래사업 등 핵심 유망사업에서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며 세계 일류의 길로 나가겠다는 각오다.

◇차세대 원전사업 집중 추진 = 현대건설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 경영’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를 창출하고자 에너지 신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최다 원전 건설과 해외 첫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한국형 대형원전 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 분야에 걸쳐 핵심역량을 구축함으로써 K-원전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원전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 ‘글로벌 톱티어(Top Tier)’ 원전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인터내셔널과 협약을 맺은 뒤 SMR, 원전해체 사업,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 등 원전 가치사슬 전반의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발한 SMR-160은 160㎿(메가와트)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자로이며, 사막·극지 등 지역 및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 가능한 범용 원자로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사태, 테러 등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되는 등 안전성과 상업성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1년 협력계약 당시 SMR-160의 설계·조달·시공(EPC)에 대한 사업 독점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상업화를 위한 표준모델 상세설계에 직접 참여 중이다. 설계가 완료된 SMR-160은 홀텍 소유의 오이스터 크리크 원전해체 부지에 최초로 배치될 예정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영준(오른쪽) 현대건설 사장과 크리쉬나 싱 미국 홀텍 대표가 지난해 10월 SMR-160 첫 상용화 모델 개발과 사업화 착수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또 현대건설은 원전해체 협력계약을 통해 홀텍이 소유한 미국 내 원전 인디안포인트 해체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진출한 것은 국내 기업 최초다. 원자로 절단, 사용후핵연료 취급, 해체 공정관리 등을 수행하며 원전해체 전 과정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수소산업 시장 선점 = 현대건설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글로벌 수소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소 분야 역량 확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내외 청정수소 생산사업 및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건설과 한수연은 △전북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 △중남미 수소사업 진출 기반 확보를 위한 칠레 사업 공동 참여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한 블루수소 기술개발 및 사업화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 및 활용 △기타 탄소중립 및 청정수소 기술개발 등 수소 가치사슬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부안 신재생에너지 연구단지에서 한수원, 전북도, 부안군,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환경서비스 등과 함께 국내 최초의 상업용 수전해 기반 청정수소 생산기지 구축 사업을 수행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2.5㎿급 수전해 설비로 하루 1t 이상의 수소를 생산 및 저장·운송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한다. 현대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청정수소 생산 및 저장·운송 분야의 핵심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칠레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에 공동 참여함으로써 중남미 진출 기반을 확보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으로 수소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수전해 기반의 수소 생산뿐 아니라 수소 저장·운송 분야 핵심 기술과 기본설계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소 운송을 위한 수소 액화 분야 기본설계능력 및 사업 실적을 확보하고, 그린수소 생산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영역을 지속 발굴해 수소 분야 전체 주기에 걸친 핵심 역량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사업 개발부터 설계·시공 및 운영 경험을 토대로 통합플랫폼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전력 중개거래 사업자로 영역을 확대,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사업 역량을 키워갈 계획이다.

◇해외 건설사업 패러다임 전환 = 현대건설은 성장세가 전망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추진하는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의 파트너 기업으로 최종 선정돼, 향후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에 대한 수의 계약 및 입찰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세계 유수의 건설회사 가운데 현대건설을 포함한 소수의 기업만이 아람코의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람코로부터 약 6조5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4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 스마트시티 건설 주도 = 현대건설은 미래 도시환경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터널 굴착장비(TBM·Tunnel Boring Machine)를 활용한 지하 공간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구현하기 위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컨소시엄과 실증사업을 추진하며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콘셉트 디자인을 제시하는 등 첨단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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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간소음을 잡아라… ‘H 사일런트 랩’ 1등급 기술 상용화 박차

건축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저감기술의 개발부터 실증까지 종합연구가 가능한 ‘H 사일런트 랩(Silent Lab·사진)’을 구축, 국내 최초의 1등급 인정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표준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 기술연구단지에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을 건립해 가동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 인정기관이 실시한 바닥충격음 성능등급평가에서 경량·중량충격음 모두 국내 건설사 최초로 1등급 인정서를 취득한 바 있다. 특히 현대건설의 1등급 바닥구조는 기존 바닥 두께를 유지하면서도 1등급 성능을 확보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상 4층, 총 7가구 규모의 H 사일런트 랩은 현대건설 1등급 바닥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전초기지다. 내부 환경(온도 및 습도) 변화 실시간 모니터링, 반복적 하중 시험을 통한 내구성 평가 등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층간소음 관련 기초 연구부터 기술 개발, 실증, 실제 적용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복합 층간소음 연구 시스템을 갖추고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 사일런트 랩은 아파트의 구조와 평형, 바닥 두께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진동의 주파수 대역과 정확한 소음 발생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아래층 거실의 천장과 벽에 여러 개의 센서를 설치해 분석한다. 바닥·천장 마감재 등 다양한 조건의 진동 및 소음을 측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예측 정밀도를 높인다. 특히 바닥구조(슬래브·온돌층·완충재 시스템별 조합)에 따른 층간소음 성능뿐 아니라 경량 벽체 차음 성능도 검증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차별화된 주거 기술로 고객이 만족하는 층간소음 저감형 주택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