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오늘의 나 만든 건… 공직 함께 했던 윤증현·윤진식·변양호 선배”[Leadership]

■ Leadership - 임 회장의 인맥은…

“후배들에게 신망 두터운 비결?
나랏일 애썼던 선배 따라한것”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임 회장에게 그 비결을 물었더니 “선배들에게 배운 대로 했을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임 회장은 오늘의 자신을 만든 상사로 윤증현 전 경제부총리,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 등을 거론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나타난 2009년, 임 회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며 금융 안정화 실무를 담당했다. 윤 전 실장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직속 상사였다. 임 회장은 청와대로 가기 직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윤 전 부총리와 호흡을 맞췄다. 윤 전 부총리는 과거 공개석상에서 임 회장을 ‘국보급 인재’라고 칭찬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변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에서 승승장구했으나 론스타 사태로 곤욕을 치른 뒤 1세대 사모펀드 대표로 재기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시절 외환은행을 외국자본인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했다는 혐의로 수감 생활까지 겪었지만 오랜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공직사회에는 책임질 만한 정책 결정을 회피하라는 ‘변양호 신드롬’이 퍼졌으나, 오히려 임 회장은 “나라를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자세를 배웠다”고 평가했다. 정 전 총재는 임 회장이 재경부 입부 초기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을 때 국장으로 함께 일했다. 정 전 총재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초 미국 오리건대 연수 중인 임 회장에게 “나라가 망하게 생겼으니 당장 귀국하라”며 불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공직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들을 “깜깜한 데서 횃불을 들어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 횃불을 따라서 계곡이든 산이든 험한 가시밭길이든 가야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일을 위해서, 나랏일을 위해서 애쓰는 선배들의 모습이 돼 있더라”라고 말했다.

△1959년 전남 보성 출생 △서울 영동고·연세대 경제학 학사·미 오리건대 경제학 석사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기획조정실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금융위원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