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사이사이 ‘핫플 제과점’… 볼거리도 먹거리도 ‘빵빵’[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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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서울 성북동 ‘빵지순례 거리’

한용운 심우장·선잠단지 인근
바게트·크림팥빵 명소 곳곳에
프랑스인도 “현지보다 맛있다”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 관광은 볼거리에 맛있는 음식이 더해져야 흥이 나는 법이다.

곳곳에 다양한 문화 관광지가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관광지 주변에 개성 있는 빵집과 카페가 생겨나면서 이 지역이 ‘빵지순례자’(지역 유명 빵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성지순례자에 빗대어 이르는 말)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성북동은 독립운동가와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살던 곳이다.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 단편소설 작가 상허 이태준의 수연산방,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의 옛집, 조선시대 국가 의례인 선잠례를 지냈던 선잠단지 등 풍부한 문화유산이 있는 역사적인 지역이다.

성북동에는 이 같은 문화유산에 비견할 수 있는 역사를 가진 빵집이 있다. 서울 3대 빵집 중 하나로 꼽히는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은 1968년 2월 성북천 분수광장에 개점해 2007년 성북로가 시작하는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 앞으로 이전했다.

나폴레옹과자점 본점이 지금의 위치로 옮긴 후 성북로를 따라 크고 작은 빵집과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프랑스인으로부터 현지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 바게트를 파는 샤뽀블랑(사진)과 뽕나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만든 제단인 선잠단지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 만든 크림 팥빵인 선잠빵을 파는 오보록 등 성북동 1세대 격인 빵집부터 2년 전쯤 배우 정보석의 자택을 개조해 만든 우주제빵소까지 10여 개의 빵집이 성북동 골목에 자리 잡았다.

성북동 빵집들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게마다 특성과 색깔이 다르다는 점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성북동에 42개 국가의 대사관저가 밀집해 외국인들이 많은데 빵집들이 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로 실력이 있다 보니 이곳을 찾는 방문객으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며 “성북동의 역사·문화 관광지 탐방과 함께 빵집에서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