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연하 남편 생활력에 반해[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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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송예찬(29)·김수현(여·33) 부부

제(수현)가 남편과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다름 아닌 코로나19로 남편이 직장을 잃었을 때입니다. 남편이 가장 힘들 때 보여준 모습이 제 눈에 쏙 들어왔던 거죠.

저와 남편은 같은 교회를 다니며 알게 됐습니다. 남편 나이가 저보다 4살 어려, 이성(異性)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남편 역시 처음에 저를 ‘치아교정기 낀 4살 많은 누나’ 그 이상 그 이하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 저희 관계가 누나 동생에서 연인으로 바뀐 건 제가 갑자기 아프면서 시작됐어요. 당일치기로 거제도로 놀러 갔을 때예요. 교회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떠난 여행이었죠. 근데 여행 후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식은땀도 나고 몸이 좋지 않았어요. 기절하듯 차에서 잠들었는데, 남편이 휴게소에 차를 급히 세워 비상약을 사오더라고요. 그날 남편에게 처음 설렘을 느꼈어요. 남편 역시 저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던 시기라 이후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로 발전했죠. 남편은 아직도 본인이 배우자 기도를 열심히 해 제가 나타난 거라고 해요. 하하.

4년 연애 기간,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하는 데 있어 코로나19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어요. 남편은 유아 체육 교사로 일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일이 줄었어요. 앞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남편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방역업체 일을 구했어요. ‘이 사람과 함께 살면 나를 절대 굶기진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편에게 먼저 결혼하자고 했죠. 남편은 제 고백에 놀라면서도 “그래, 그럼 하자”며, 함께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시작했어요. 올해 4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되면서 전에 느끼지 못한 안정감이 생겼어요. 결혼을 결심했던 순간처럼 앞으로도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기회 삼는 부부가 되고자 해요. 모든 것은 사랑 안에서 가능하다는 말처럼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