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숲·따릉이·LED가로등… 지자체 사업으로 ‘탄소배출권’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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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 시장서 t당 1만원대 거래
대구, 가스 자원화로 26억 확보
화성 스마트 관제 서비스 도입
전남 해조류 탄소 흡수 연구 등
지자체 새 수익 창출 모델 부상

의정부=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전국종합

최근 기후위기 심각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탄소배출권을 확보, 수익을 창출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015년부터 국내에서도 거래가 가능한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일종의 사용권으로 주식처럼 한국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데 탄소배출권 시장이 나날이 커지면서 지자체들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5년 138억 원이던 연간 거래대금은 2022년 5713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권은 이달 기준 한국거래소에서 1t당 1만∼1만1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탄소배출권 시장이 커지자 지자체들은 기후위기 대응 정부의 탄소 감축 로드맵에 맞춰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실제로 수익을 올리는 지자체도 있다. 대구시는 ‘방천리 위생매립장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으로 온실가스 27만t을 감축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올해 한국거래소에 판매해 26억 원의 세외수입을 확보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사회 조성을 통해 글로벌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 자전거 서비스 ‘따릉이’ 운영을 통해 확보한 온실가스 감축분을 내년부터 탄소시장에서 거래할 계획으로 판매 수익은 마일리지 등으로 시민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탄소 감축량은 따릉이 이동 거리를 화석연료 사용량으로 환산해 산정한다.

경기 고양시는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조성한 ‘고양의 숲’으로 상쇄한 탄소량을 탄소배출권과 바꿔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또 경기 화성시는 가로등 고효율 LED 교체, 스마트 관제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줄여 이를 탄소배출권으로 거래할 계획이다. 화성시는 가로등을 고효율 LED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4억5000만 원 상당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달 27일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안에 서식하는 해조류를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공동연구에 착수하는 등 탄소 격리·흡수 능력이 뛰어난 해양자원을 활용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내용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확정했으며, 이와 관련해 각 지자체에 탄소배출권을 할당해놓고 있다. 각 지자체는 할당받은 배출권을 초과해 탄소를 배출할 경우 벌칙으로 한국거래소에서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