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라게 하는 ‘강렬 사운드’… 작곡기법의 정수 보여준 대작[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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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하이든 교향곡 제94번 ‘놀람’

모차르트·베토벤과 ‘빈 3악파’
英 대형공연장 청중 위해 작곡
런던공연 대성공…富·명성얻어
시계교향곡과 가장 유명한 작품

요제프 하이든(1732∼1809)은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며 고전주의 음악(1750∼1820) 시대를 꽃피운 인물로, 모차르트, 베토벤과 함께 흔히 ‘빈 3악파’라고 불린다. 그는 서양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악곡 방식인 소나타 형식을 이용해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위대한 업적이라 할 만한 106여 개의 교향곡을 남겨 ‘교향곡의 아버지’란 별칭으로 불린다.

그럼 이 위대한 유산은 온전히 하이든의 창작 의지에 의한 것이었을까? 당시 오스트리아 궁정악사들의 처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하인의 신분에 가까웠을 정도다. 궁정악사들은 지정된 유니폼과 가발을 착용해 용무에 관한 지침을 지켜야 했고, 귀족들이 드나드는 문으로는 출입조차 할 수 없었다.

30년간을 오스트리아 에스테르하지가의 궁정악장으로 지냈던 하이든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이든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영주로부터 새로이 작곡해야 할 작품의 내용과 성격을 하달받기 위해 대기해야만 했다. 또 그렇게 작곡해 낸 곡은 외부로 반출하거나 심지어 필사하는 것조차 금지사항이었다. 본인이 작곡한 곡임에도 이 모든 창작의 결과물은 모두 영주의 소유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이든은 긍정적인 사람으로 결코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궁정악장으로 지낼 수 있었기에 다양한 음악을 체험하고 많은 작품을 작곡할 수 있었다’고 훗날 술회한 바 있다. 1760년 28살의 나이로 궁의 부악장으로 취임해 1790년 궁정악장직을 내려놓기까지 매일매일 일상의 성실함이 하이든의 삶과 업적을 일궈낸 것이다.

1790년 에스테르하지가의 니콜라우스 공작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들 파울 안톤이 그 뒤를 잇게 된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와는 달리 음악엔 애정이 없었기에 곧 악단을 해체 시킨다. 그러나 하이든에겐 오랜 기간의 공로에 대한 감사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채 궁정악장으로서의 지위와 연금은 유지시켜 주기로 한다.

58세의 나이가 되어서야 자유 음악인이 된 하이든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 존경을 담은 제안을 한다. 바로 잘로몬(1745∼1815)이란 이름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공연 기획자였는데, 작품에 대한 고료는 매 공연당 지급할 테니 오스트리아가 아닌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자는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많은 인파와 함께 대형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에 큰돈과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평생을 귀족의 잔치나 연회를 위해 작곡을 해 왔던 하이든이었기에 그의 마음은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차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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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은 대형 공연장에서 울려 퍼질 일생의 대작을 작곡했고 그 이듬해인 1791년 1월 잘로몬과 함께 영국으로 향했다. 1792년 6월까지 이어진 연주여행에서 하이든은 그 유명한 ‘놀람 교향곡(교향곡 제94번)’을 포함한 6개의 교향곡(93∼98)을 발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이든은 런던에서 큰 수익과 함께 명성을 얻어 훗날 옥스퍼드대에서 명예학위까지 받게 된다. 다시 빈으로 돌아온 하이든은 런던의 관중들을 위해 6개의 교향곡(99∼104)을 더 작곡했고 이 역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하이든이 남긴 마지막 교향곡이자 이 두 번의 런던 연주여행에서 작곡된 12곡의 교향곡(93∼104)을 일컬어 ‘런던 교향곡’이라 부르는데, 하이든에게 런던의 진출을 제안한 잘로몬의 이름을 따 ‘잘로몬 교향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하이든 교항곡 제94번 ‘놀람’

런던 대형 콘서트홀의 청중들을 위해 작곡된 대작으로 하이든 교향곡 작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런던에서 공연된 열두 편의 교향곡 중 ‘시계 교향곡’과 함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2악장 안단테에서 팀파니가 갑자기 뿜어내는 강렬한 사운드 때문에 ‘놀람 교향곡’이란 부제가 붙어있다.